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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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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기자의 우리동네 해결사] (10·끝) 지역 언론이 만든 ‘기적’

관심을 기울이자 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

  • 기사입력 : 2023-12-12 21: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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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동네 해결사’가 활동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는 가운데 그동안 많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관심을 기울이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동네 해결사 1~9편 편집본.
    우리동네 해결사 1~9편 편집본.


    창원 북면 감계리 신도시 치안 문제
    암행순찰차 오토바이 단속 등 순찰 강화
    관할 내 탄력 순찰 지점도 2배 이상 확대


    “감계에서 암행순찰차를 발견했어요. 고속도로에서만 보던 암행순찰차를 동네에서 보니 너무 신기했어요.”

    이는 창원 북면 감계리 신도시 치안 문제를 다룬 첫 편이 보도된 이후 나타난 작은 변화입니다. 첫 편은 동네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청소년 무리의 불량 행위와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위법 행위 등 실태를 고발하며, 치안 불안으로 주민들이 자체 지킴이를 발족해 순찰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취재진은 지킴이 활동에 대한 이웃의 관심과 경찰의 강력한 단속 등 대책 마련을 요청했습니다.

    그 이후 경찰의 순찰이 강화됐다는 소식이 주민들에게 들려왔는데요.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선 암행순찰차가 오토바이 등을 단속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글이 여러 차례 공유되기도 했죠. 경찰은 북면파출소 관할 내 하루 1번 이상 순찰을 꼭 해야 하는 지점인 탄력 순찰 지점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렸습니다. 탄력 순찰 지점은 북면 내 5곳에서 지난달 말 기준 12곳으로 늘었고, 감계리도 2곳에서 5곳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마을 지킴이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합동 순찰에 나서는 한편 치안 시설 보완과 캠페인 등에도 나섰죠.


    상권 침체로 어려운 합성동 지하상가
    상권살리기시민추진위 시청서 기자회견
    청년 작가 창작활동 지원… 상권 활성화


    다음 2편은 상권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합성동 지하상가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이를 계기로 합성동상가·합성대로·대현프리몰 상인회로 구성된 ‘합성동 상권살리기 시민추진위원회’가 창원시청 기자회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지하상가의 소식이 보도되자, “지하상가뿐만 아니라 합성동 지상의 상인들도 힘들다”며 연락이 쏟아졌는데요. 이에 “합성동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원 조성이나 스카이워크 등이 제안된다”는 후속 보도가 이뤄졌고, 상인들이 마침내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추진하는 등 힘을 모은 것이었죠.

    오랜만에 찾은 합성동 지하상가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전했었는데요.

    지하상가에는 창원시와 지하상가의 운영사가 협약을 맺어 청년예술인 창작공간을 마련, 작가들이 입주해 청년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상가에 활력을 불어넣게 했습니다. 또 문화체험쇼핑 공간을 지향해 전에 없던 오락실과 안마의자 이용 가게라든지,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새로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운영사인 대현프리몰에 따르면, 4월 기준 30%가 넘던 공실률은 최근 공실률이 23%로 감소했으며, 하루 평균 고객은 7000~8000명 내외에서 9500~1만명 정도까지 늘었다는군요. 다만, 코로나19 이전 시기에 2만명 정도 몰리던 것과 비교하면 만족하기엔 일러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창원 서성동 ‘여성인권 기억공간’ 갈등
    빈집 대응 필요한 진해 여좌동 이야기는
    당장 근본 문제 해결 어려워 지켜보기로


    3, 4편은 창원 서성동 ‘여성인권 기억공간’ 갈등과 ‘빈집 대응 필요한 창원 진해구 여좌동’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3편에서 마산항 개항 이후 110여 년간 성매매가 성행했던 서성동의 여성 인권 유린의 아픈 역사를 ‘기억공간’과 같은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어 보존할 것인지 둘러싼 지역사회의 갈등을 보도하며, 화합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또 4편에서는 ‘벚꽃 마을’로 유명한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에 ‘빈집 군락’이 생겨나는 등 창원시에서 진해구가 가장 많은 빈집이 방치되고 있다는 문제를 처음으로 보도하고 행정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3, 4편은 행정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워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소멸 위기 봉강초는 건물 새단장 마쳐
    전교생 31→35명 늘고 전·입학문의 빗발
    작은학교 공동교육과정 모델학교 선정


    5편 소멸 위기에 놓였던 봉강초등학교는 전학생을 맞이하며 희망을 찾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봉강초는 학생 수 감소 추세로 7월 보도 때 전교생은 31명에 불과하고, 병설 유치원생도 많지 않아 소멸 위기에 놓였지만 학생과 선생님들이 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고, 학생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인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최근 찾은 봉강초에선 학교 건물을 다시 페인트칠하고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 또 전학과 내년도 입학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기뻐했는데요.

    11월 말 전교생은 35명으로 늘었으며, 전·입학을 오겠다고 약속한 학생 수도 많습니다. 특히 총동창회에서 발전기금으로 3000만원을 전달했으며, 기금으로 인근 광역통학구역(주소지 이전 없이 도심지에서 작은학교를 다닐 수 있는 제도)에 있는 북면 감계리와 무동리 등으로 통학버스를 1대 더 운영하게 됐는데요. 이에 따라 내년께 광역통학구역 내 봉강초로 입·전학을 택하는 학생이 10여명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12명을 넘으면 경남교육청에서 운영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작은학교 소멸 위기는 봉강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창원교육지원청의 교육장과 장학사 등은 방학 때 스크랩한 기사를 들고 봉강초를 찾아 선생님들을 격려하는 한편 애로 사항을 들었으며, 경남교육청은 교육정책관리자회의를 통해 작은학교 살리기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경남교육청의 작은학교 담당 장학관은 기사를 보고는 “봉강초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취재해주고 통학버스에 대한 좋은 의견을 줘서 감사하다”며 “정책관리자회의 현안 주제가 작은 학교인데 사업 담당에서도 기사가 많은 도움이 됐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봉강초는 이번 보도를 통해 ‘작은학교 공동교육과정 운영 모델학교’에 선정되면서 운영비를 지원받아 드론과 승마 등 수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게 됐는데요. 학교에서 홍보 동영상도 새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렸다고 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창원 상남동 취객들 소란과 맞선 경찰들
    사비로 보디캠 구입 문제 내부서 논의 중

    이주 시급한 진해 수치·죽곡마을 주민들
    케이조선과 주민간 협의 원만히 진행돼
    이주 시기 확정·보상금 지급 약속 받아


    6편에선 한강 이남 최대 유흥업소 밀집 지역의 하나로 알려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서 벌어지는 취객들의 소란과 이에 맞선 경찰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점은 경남신문 유튜브 영상에 “상남인은 눈 3초 이상 마주치면 스파링”이라며 댓글이 달렸는데요. 또 “경찰관들 파이팅!”이란 응원도 있었습니다. 만취객을 어찌 당장 줄일 방도가 없지만, 기사에서 언급된 경찰관들이 사비로 보디캠을 사는 문제 등은 경찰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치안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1편과 6편의 경우 당시 경남경찰청장에게 중요하게 보고가 됐으며, 대책 마련 등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또 애타게 기다렸던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7편에서 조선소 근처에 살아 마을이 진해국가산업단지에 포함되고 이주가 추진됐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무관심 속에 수십 년간 고통을 겪고 있다는 주민들의 삶을 다룬 ‘이주 시급한 진해 수치·죽곡마을 주민’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이후 케이조선과 주민과의 협의가 원만히 진행돼 구체적인 이주 시기가 정해지고 피해보상금 지급이 약속되는 등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취재 당시만 하더라도 언제쯤 이주가 가능할지 기약도 없었지만, 케이조선에선 2027년까지 이주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여태 기약 없이 이주가 미뤄짐에 따른 환경 피해 보상금도 구체적인 액수를 정하는 등 다시 지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마산 봉암갯벌·우영우 팽나무 동부마을
    보존 위해 주민·행정 합심해 노력 중


    8, 9편은 ‘마산만 봉암갯벌 지키기 힘을 보태줘’와 ‘우영우 팽나무 동부마을 평화를 지켜줘’를 보도했습니다. 시민 참여 봉암갯벌 모니터링 보도 이후 갯벌 서식 생물 종을 나타낸 생태 지도를 연말께 제작할 예정입니다. 봉암갯벌과 우영우 팽나무 보존을 위한 주민과 행정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죠. 앞으로 상생의 가치가 커질수록 더 나은 지역사회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취재 후기

    급변하는 언론 환경으로 취재 여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언론의 기자 수가 예전만 못해 업무 부담은 날로 가중되어 지역의 구석진 곳,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기회는 적어지는 형편입니다. 그럼에도 취재 일선의 부지런한 기자들은 현장을 누비며 지역 언론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동네 해결사 기획도 그런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취재진은 2월부터 한 달씩 동네별 심층 취재를 하는 등 9편을 보도했고, 이번에 기획을 갈무리하며 후속 변화를 싣게 됐습니다. 11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의욕과 달리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있어 아쉬움도 남습니다. 비록 해결사 기획은 막을 내리지만, 취재진은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시금 취재 현장을 지킬 것입니다. 해결사는 이름만 거창할 뿐 지역 언론의 원래 일을 김 기자의 시각으로 접근한 것일 뿐이니까요.

    언젠가 해결사가 꼭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동네 해결사와 함께 울고 웃으며 응원해준 이웃들과 독자 여러분, 취재에 협조해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김재경 기자·사진= 지면 캡처

    ※우리동네 해결사 영상은 유튜브 경남신문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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