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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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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12대 경남도의회 ‘조례 정비’ 1년 (하) 과제

입법 때 실효 따지고 폐지 때 여론 물어야

  • 기사입력 : 2023-09-03 21: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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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례 정비·폐지 때 주민의견 청취
    특위 전원 국힘… 민주 참여 기회를
    사전입법평가 도입 과잉입법 차단
    조례 발의 건수로 의원 평가 말아야


    경남도의회의 조례정비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부정할 수는 없다.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선택에나 결과가 있고 평가가 따르듯이, 이미 선택했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하려는 노력이다. 조례정비가 ‘숫자를 명분으로 내세운 정치행위’라는 비판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과잉입법을 타파하는 마땅한 절차’로 자리매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상남도의회./경남신문 DB/
    경상남도의회./경남신문 DB/

    ◇조례 당사자 ‘주민 목소리’= 경남대 법학과 김지환 교수는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한다. 적절한 절차(또는 규칙)를 지킬 때 정당성은 저절로 따른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말하는 절차는 ‘여론수렴’이다.

    그는 “어느 조례를 없애든지 논란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여론을 얻느냐는 것이다”면서 “제일 좋은 수단이 있다면 토론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다. 특히 폐지했을 때 논란이 될 조례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공청회, 설명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당사자가 있다면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별다르게 들리지만 사실 별다르지 않다. 조례를 만드는 과정에는 당사자인 주민 의견을 묻는 입법예고가 있고, 조례를 없앨 때도 입법예고 절차를 준수한다면 조례정비는 정당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도의회 조례정비특위가 1차로 171건의 조례를 정비했을 땐 입법예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통상 위원장 발의 의안(건의안, 조례안 등)은 입법예고를 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서였지만, 향후 정비부터는 입법예고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조례는 도민에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므로 앞으로는 입법예고를 거치려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 참여기회를 = 조례정비라는 행위에 정치행위라는 프레임이 씌워진다면 그것은 ‘하필’ 경남도의회 64석 중 60석이 국민의힘이고, 집행부가 실효성이 없다며 폐지 의견을 매겨 제출한 시행 채 1년도 안된 조례는 ‘또 하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였기 때문일 것이다.

    조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측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지환 교수는 “특위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없다면 조례를 두고 이야기할 기회를 주는 방법이 있다. 문제를 알렸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면 명분은 충분해진다. 정당성 측면에서 깜깜이식으로 조례를 정비하기 보다는 참여기회를 주는 것이 훗날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좋지 않겠나”고 했다.

    제12대 도의회 조례정비특위는 총 14명. 위원장을 맡은 정규헌(창원9), 부위원장의 허동원(고성2) 의원을 비롯해 모두 국민의힘 출신 의원이다.

    ◇“사전입법평가 도입해야”= 무엇보다 애초에 조례를 정비할 환경을 만들지 않을 일이다. 불필요한 조례를 마구잡이로 만들지 않도록 입법단계부터 실효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창원대 법학과 김명용 교수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례가 하나 있을 때, 그 조례를 만든 의원이 조례정비를 할 시점에 여전히 의회에 있을 수도 있는 등 여러 이유로 이미 만든 걸 없애는 일은 쉽지 않다”면서 “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입법평가를 해 정말 이 조례가 필요한지 사전에 세밀한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실 경남도의회에서는 과거 이미 해당 논의가 나온 바 있다. 올초 제정된 ‘경상남도 조례 입법평가 조례’가 처음 검토될 즈음인 지난해 8월 대표발의자인 허동원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입법이라는 분야가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생각에 입법평가의 필요성을 줄곧 느껴왔다.

    조례는 매년 늘어나기만 할 뿐 실효성을 따져 폐지되거나 통폐합되는 등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사전·사후 입법평가 의무를 조례에 담을 것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결국 조례에는 의회사무처와의 논의 끝에 사후 입법평가만 담겼다.

    사전 입법평가의 대안도 논의된 바 있지만 표류 중이다. 김일수(거창2,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입법평가 조례 제정 토론회’에서 “입법고문 자문을 구하는 등 관례적으로 해오던 절차를 강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조례로 의원 평가 말아야”= 과잉입법에 대한 책임은 시민단체와 언론, 정당에게도 무겁다.

    김명용 교수는 “시민단체는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있어 정량평가를 하는 대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성평가를 추진하거나 조례에 가중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도의회 한 관계자는 “언론이 주기적으로 의원 의정활동을 다루면서 조례 발의 건수를 포함하니 불필요하게 조례를 발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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