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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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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기자의 우리동네 해결사] (5) 전·입학생이 필요한 ‘창원 봉강초’

시골마을 작은학교 아이들 웃음 끊이지 않으려면

  • 기사입력 : 2023-07-11 20:37:10
  •   
  • 84년 역사 봉강초는

    1939년 동읍에 개교… 한때 전교생 751명
    학생 줄어 지금은 31명, 1·2학년 복식학급

    봉강초는 지금

    “학교 지키자” 선생님이 신입생 모집 나서
    체육관·도서관 새단장, 각종 활동비 지원

    작은학교 살리려면

    생태교육·맞춤수업 등 장점 적극 알리고
    소수 인원 통학버스 지원 등 관심 필요

    정선윤 학생회장(오른쪽부터·6학년)과 강누리 부회장(6학년), 김효주 부회장(5학년)이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포스터를 들고 작은 학교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선윤 학생회장(오른쪽부터·6학년)과 강누리 부회장(6학년), 김효주 부회장(5학년)이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포스터를 들고 작은 학교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멀리 들려옵니다.

    학교 안으로 익숙한 풍경인 운동장이 보이고 자연생태학습장인 연못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릅니다. 푸르른 녹음에 둘러싸인 학교는 곳곳이 텃밭이 되어 아이들의 고사리손으로 가꾼 채소와 과일들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익어갑니다. 학교 뒤편은 백월산이 품어주어 포근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며 꿈을 키워갑니다.

    이곳은 창원 의창구 동읍에 1939년 개교한 봉강초등학교입니다. 우리 동네 해결사는 이번에 우연히도 봉강초의 한 선생님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귀한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봉강초등학교 전경.
    창원시 의창구 동읍 봉강초등학교 전경.

    자신을 이 학교에 4년째 근무 중이라고 소개한 선생님은 광역 통학구역으로 지정된 인근 동네 주민들에게 학교를 자랑하고, ‘주소지 이전 없이 전학과 입학이 가능하다’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홍보하고 있었는데요. 그 글에서 학교를 아끼는 순수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학생들 교육만 생각해도 모자랄 선생님이 이렇게 학교 소멸 위기를 걱정하며 신입생 모집에 두 팔 걷어붙인 모습을 보고 우리 동네 해결사도 힘을 보태기로 한 것입니다. 작은 학교 소멸 위기가 봉강초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함께 힘을 모으면 미래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은 지난달 봉강초를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모내기 체험을 하고 난 뒤 색색깔의 장화를 뒤집어 말려놓기도 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수확한 오이나 자두를 한 아름 품에 안고 귀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교실에 책상은 나란히 또는 원형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교실 안에는 항상 야외활동을 위한 밀짚모자가 걸려 있었죠.

    그중 하루는 6학년 학생 9명이 1~2교시 실과 수업으로 감자, 소시지, 표고버섯을 요리하는 날이었습니다. 박준언군과 박한별·서지우양은 셋이 조를 이뤘는데요. “우리가 키운 좋은 감자”라며 신났습니다. 어쩐지 감자 씨알이 굵더라니, 손이 야무져서 요리 실력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요리한 음식은 유치원과 저학년 동생들에게 직접 배달도 나섰죠. 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었더니 건축가, 교사, 경찰이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답했습니다. 준언군은 “내 손으로 지은 집에서 살고 싶어요”라며, 한별양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을 보며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지우양은 “우리 동네엔 없지만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고 싶어요”라고 했습니다.

    봉강초 6학년 학생들이 실과수업에서 직접 수확한 감자 등을 이용해 요리한 음식을 보이고 있다.
    봉강초 6학년 학생들이 실과수업에서 직접 수확한 감자 등을 이용해 요리한 음식을 보이고 있다.

    3교시 체육관에서 3~4학년이 참가하는 드론 조종 수업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조종하는 드론이 원도 통과하고 S자로 날아다닙니다. 학교에선 교내 드론 축구대회도 열린다는군요. 이어 4교시엔 4~6학년 여학생이 참가하는 핸드볼 수업도 진행됐습니다. 여자 핸드볼부는 올해 경남교육청 주최 체육대회에서 메달도 땄을 정도로 실력을 자랑하죠.

    4~6학년 여자 핸드볼부가 감독인 정지영 교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4~6학년 여자 핸드볼부가 감독인 정지영 교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침 수업으로 감자 요리와 드론 조종을 진행한 교사(과학·실과·도덕 전담)가 바로 글을 올렸다는 장영훈 연구부장입니다. 장 교사는 “작은 학교는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며 “함양이 고향인 저는 자연 속에서 자라 작은 학교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선생님들과 함께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3~4학년 학생들과 장영훈 전담교사가 드론 조종 수업을 하고 있다.
    3~4학년 학생들과 장영훈 전담교사가 드론 조종 수업을 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신입생을 모으기 위해 저녁에 모여 북면 등지 아파트 게시판에 학교 소개 글을 광고했다는데요.

    작은 학교에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니었죠. 학생이 적어질수록 당장 학생들의 교육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폐교마저 걱정해야 합니다.

    이 학교는 학생이 많던 시절 1973년 전교생이 751명에 달했습니다. 당시 학년당 2개씩 12개 반이 있었는데, 1개 반 평균 60명이 넘었죠. 지금은 전교생이 31명입니다. 1학년 2명, 2학년 2명, 3학년 6명, 4학년 5명, 5학년 7명, 6학년 9명 등입니다. 1~2학년의 경우 복식 학급으로 같은 반을 쓰고 있어 5개 반입니다. 지금 6학년이 가장 많은데, 내년에 이들이 졸업하고 외부 전·입학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병설 유치원에서 올라올 학생이 1명밖에 되질 않아 전교생은 23명으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최근 학교에는 학생들이 마시는 우유 배달이 끊길 뻔도 했지만, 사정사정해 며칠 치를 한 번에 받고 있죠. 또, 학생 수가 적어지면서 보건 선생님이 상주해 있지 않고 화요일만 순회하고 있습니다. 교감 선생님도 없어 4학년 담임 교사인 교무부장이 업무를 도맡는 형편이죠.

    다행인 점은 거리가 좀 떨어져 있긴 하지만 학교 광역 통학구역 내 북면 신도시가 포함되어 신입생 모집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봉강초는 작은 학교라 다른 혜택이 많은 편입니다. 체육관이나 도서관 등 시설은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마쳐 깨끗한 데다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활동비나 돌봄교실, 방과후교실 비용 등도 모두 무료입니다. 북면 감계리에 있는 감계초, 북면초, 무동리에 있는 무동초에선 학생들은 주소지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한 방향 전·입학이 가능합니다. 해당 학교들의 경우 전교생이 각 1200~1300여명 정도로 학생이 너무 많아 고민인 상황이니 말이죠. 이미 무동리에서 학부모 차로 통학하고 있는 학생이 1명 있습니다.


    [우리동네.Ssul] ‘작은 학교’는 어떤 곳일까?ㅣ학생수는 적어도 행복은 가득한 학교

    현재 봉강초 주변 동읍 봉곡·금산·산남·본포·봉강리 등지로 통학버스가 운영되지만, 앞으로 동창회에서 지원을 해줘 2학기부터 감계·무동리로도 따로 통학버스를 운영할 계획인데요. 북면 경로로 통학버스를 타면 20분가량 걸릴 수 있습니다.

    4학년 담임인 최영미 교무부장은 “작은 학교는 나란히 앉아 수업할 수 있습니다”라며 “학생들 사이 친밀감이 높고 경쟁보다는 함께 하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설명했습니다. 민승도 교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인 학교”라며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연락주시고 방문해주신다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작은 학교 시대가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남교육청 초등교육과 김성미 장학관의 설명입니다. 학령인구가 워낙 급감하다 보니 시골이나 시내 할 것 없이 작은 학교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면 분교장화나 통폐합 등 폐교를 걱정해야 합니다.

    경남교육청은 학생 수 60명 이하인 학교를 작은 학교로 정의하고 지원하고 있는데요. 도내 작은 학교에 속하는 초등학교는 지난 3월 집계상 524개 중 184개(분교장 16개 포함)로 35.1%에 달합니다. 학교 간 학생 수의 양극화가 극심한데,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숙제입니다.

    취재수첩

    1. 봉강초에 다닐 학생이 북면지역서 12명 정도 모인 뒤 경남교육청서 통학버스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 동창회가 우선 지원하게 됐다는데, 지원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

    2. 경남 시·군별로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조례를 제정해 통학 교통비를 지원하거나 나서고 있는 곳은 소수에 그치고 있어 지자체의 관심도 필요.

    글·사진= 김재경 기자

    ※우리 동네 해결사 영상은 유튜브 경남신문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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