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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3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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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수사’ 기업은 3개월, 지자체는 20개월 이상

사천시 417일·산청군 321일째 수사
김해시는 법 적용 검토만 2주째

  • 기사입력 : 2023-05-29 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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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기소기업 5곳 평균 86일 소요
    노동계 “지자체 눈치보기” 비판


    경남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수사가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사보다 길어지고 있어 노동계가 ‘지자체 눈치 보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재해가 발생한 사천시 수사 기간은 400일, 산청군은 300일을 훌쩍 넘겼다.


    중대재해법 대상이 된 기업과 지자체의 고용노동부 조사 기간 차이가 극명하다. 경남에서는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5개 기업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고용노동부(고용부)는 지난해 3월 16일 산업재해가 발생한 한국제강을 같은 해 5월 17일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부 수사 기간은 63일이다. 고용부 수사 기간이 55일로 가장 짧은 두성산업은 지난해 2월 16일 재해가 발생해 4월 11일 송치됐다. 만덕건설의 경우 지난해 5월 19일 재해가 발생, 99일 후인 그해 8월 25일 송치됐고, 삼강에스앤씨는 재해 발생일인 지난해 2월 19일 이후 102일 만인 5월 31일에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고용부 수사 기간이 가장 길었던 건은 엠텍으로 지난해 7월 14일 재해가 발생한 후 114일 뒤인 11월 4일에 송치됐다. 5개 기업의 검찰 송치 기간은 평균 86.6일로 3개월가량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중대재해법 수사 대상이 된 지자체인 사천시와 산청군을 대상으로 한 고용부 수사 기간은 기소된 사건 중 최장인 엠텍(114일)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 8일 재해가 발생한 사천시 사건은 29일 기준 417일째다. 한국제강에서 재해가 발생해 대표가 1심 재판을 선고받기까지의 407일보다도 긴 기간이다. 지난해 7월 13일 재해가 발생한 산청군에 대한 수사 기간 또한 321일째가 됐다.

    김두현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통상적인 기소 기간을 견줘봤을 때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노동부 수사 기간이 이례적으로 길다”며 “공장 현장 조사도 6주 만에 끝낼 수 있는 만큼 수사가 길게 이어갈 일이 아니라서, 다른 이유가 있다고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도 지지부진한 지자체 중대재해법 수사를 비판하고 있다.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사천·산청에서 발생한 재해사건은 위험성 평가도 제대로 안 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실질적으로 없었다는 게 노동계 분석이다”며 “그럼에도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지자체, 정치권력에 대해 고용부가 ‘눈치 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재해가 발생한 김해시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 검토 기간도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김해의 오수관로에서 준설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진 다음 날인 지난 16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검토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중대재해법 위반에 대한 수사가 아닌 적용 검토만 14일째 계속돼 노동계가 관련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경남지역 중대재해를 수사하는 부산지방고용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 관계자는 지자체 수사가 길어지는 것에 대해 “사건마다 조사 기간이 다른 것은 일반적”이라며 “여러 차례 검찰에 보완 지시를 받는 등 계속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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