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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3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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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인·사·존·칭 하는 사회- 하순희(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23-03-16 19: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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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3월! 봄은 영어로 통통 튀어오르는 용수철(spring)처럼. 3월(march)은 경쾌하고 당당한 행진곡처럼 다가온다. 따스한 바람결. 김해건설기계공고 교문 안으로 와룡매가 폈고 마산 임항선 도로에 수양매의 꽃술이 한꺼번에 벌었다. 산수유도 노랗게 웃고 있다. 지지난주 방생을 갔다가 들른 산사의 눈바람 속에 복수초가 피고 얼레지도 피어나고 있었다. 앞으로 목련도 진달래도 영산홍도 활짝 필 것이다.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운 저들이 대견하다. 자연은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고 순리대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베풀고 있을 뿐이다. 삼라만상이 한겨울의 시련을 견뎌내듯이 사람살이, 세상살이 어려움도 다 이겨내고 환히 꽃처럼 피어나면 좋겠다. 모두가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성취하기를 빈다.

    아직도 고통 속에 지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애쓰는 튀르키예 국민들을 돕는 일에 대한민국 정부도 앞장서 구호의 손길을 보냈다. 국민들도 이글 물류를 통해, 교회나 사찰들을 통해 옷과 생필품을 보내느라 모두 다 힘을 합쳤다. 여러 단체를 통해 어려워도 현금을 기탁해 앞장서 참여하는 주위분들을 보며 뜨거운 마음을 느꼈다. 많은 물량의 분류작업으로 봉사하는 손길에도 눈시울이 뜨거웠다. 따뜻한 손길과 마음은 누구에게나 힘을 주는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기적인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적대시하고 숨도 못 쉬게 짓밟으려는 일들을 볼 땐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공정과 정의가 사라져 버린 현상을 겪으며 절망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살아오며 맞는 신념이라 생각한 것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껴야 했을 때 참 비참했다. 솔직히 이게 꿈속이길 바랐다. 예전에는 말도 못 꺼내고 지나갔던 학교폭력이나 가스라이팅, 미투 등 사회의 부정적 요소들이 드러나 문제시되고 있는 일은 지금은 가슴 아프지만 결국은 건강한 사회로, 치유의 길을 가고 있는 신호라는 생각이 든다. 남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을 존중하면 세상살이의 어려움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어느 방송에서 ‘인사존칭’을 실천하자는 법안스님의 말씀에 참으로 공감했다. “‘인’정하고 ‘사’랑하며 ‘존’중하고 ‘칭’찬하자.” 가정, 학교, 직장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느 자리에서나 ‘인·사·존·칭’을 실천하면 행복한 웃음이 피어나는 환하고 밝은 사회가 틀림없이 될 것이다.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도 오래 살려고 발버둥치지만 대부분의 경우 100세를 못 넘기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백 년, 천 년을 살 것처럼 이전투구 중인 모습을 보며 내 선 자리를 되돌아본다.

    무상한 시간이다 그저 그냥 흘러가라/바람 속에 날리는 꽃눈길을 걸으며 /먼 후일 이곳에 없을 우리 모두를 위해//걸림 없는 바람처럼 비우고 또 비운다/애면글면 들끓는 이 지상 텅 빈 하늘/아무도 아무 것에도 시비하지 말 일이다// 날아가는 새 한 마리 고개 숙인 꽃 한 포기/바람에 흔들리는 여리디 여린 속 잎새/빗소리 실어 보내는 다저녁 늦은 안부 - ‘늦은 안부’

    오늘도 살아내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다함없는 박수를 보낸다.

    하순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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