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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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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책임과 권리의 저울 앞, 우리는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이수석(대한물류기계 대표)

  • 기사입력 : 2022-09-26 19: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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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달라진 쌀쌀한 날씨가 가을의 한가운데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쌀쌀해진 날씨 마냥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주식 하락, 환율급등 등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경제 상황으로 누구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사회 전반의 경제적 위기가 다가올수록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기본에 충실하고 중심을 잃지 않는 경영을 이끄는 것이 중요해진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역할을 맡은 직원들까지 모두가 자신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함이 기본이 돼야 한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책임과 권리의 저울 앞에서 우리는 권리에만 우리의 몸을 맡기려고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는 않을까.

    지난 과거 우리나라가 겪은 크고 작은 환경적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더라도 권리를 찾을 수 없는 세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책임과 의무는 뒷전이고 권리만 앞세우려는 세상으로 변해버린 것 같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는 ‘갑질’이라는 단어가 매스컴의 상단을 늘상 차지하기 시작했다. 갑과 을이라는 관계 속에서 그동안의 서러움을 토해내듯이 갑질로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보상받고자 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나아가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갑질’을 근절하고자 하는 수많은 움직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평소 자주 찾는 대형마트를 가보면 예전과 많이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형마트마다 영업전략으로 부담스럽다 싶을 정도의 과한 친절함을 앞세우던 때와는 달리 요즘은 왠지 기계적인 반응으로 손님을 대하는 듯한 분위기다. 그간 도를 넘은 과도한 갑질을 참고 넘겨야 했던 때와는 다르게 근로자의 보호받을 권리가 중요해지면서 평등한 관계에서 시작되는 근로 환경의 개선과 바람직한 변화가 반가우면서도 따뜻한 친절함과 사람과의 ‘정’은 사라지고 매뉴얼에 따른 대응 방식만 남은 것 같아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서비스 업종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달라진 기업 분위기가 느껴진다. 최근 한 대기업 현장 근로자들이 회사에서 지급한 작업복을 착용하지 않고 노조를 앞세워 근로자 개인의 자율복장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작업복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근로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수단이다. 만약 안전사고라도 발생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 할 것인가. 이처럼 근로자의 다양한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진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는 요즘 기업 운영 현장 전반에 나타난다. 근로 환경을 개선해 달라, 편의시설과 직원복지를 확대해 달라, 급여와 성과금을 인상해 달라는 등 직원들이 요구하는 내용들이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들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보호받고 우선시되는 반면, 기본이 되고 바탕이 돼야 할 책임과 의무는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잊혀지는 것 같다.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의 요구를 상호 협의하여 수용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러한 요구들을 앞세우기 전에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드높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우리나라의 중요사찰 중 하나인 부산 범어사에 가면 대웅전으로 오르는 축선상의 삼문 가운데 세 번 째 문으로 ‘不二門’이 있다. ‘不二’란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관점을 뜻한다. 이처럼 책임과 권리라는 저울 앞에 우리가 서 있어야 할 곳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심이 돼야 할 것이다. 근로자의 희생과 부당함은 묵살한 채 책임만을 강조하던 옛날도 아니어야 하며, 책임과 의무는 저버린 채 약자임을 앞세워 권리만을 내세워서도 안 될 것이다. 책임과 권리라는 저울이 수평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자도 근로자도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손잡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이수석(대한물류기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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