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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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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바우하우스(BAUHAUS)식 예술학교- 이용민(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

  • 기사입력 : 2022-08-08 20: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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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닷없는 ‘만 5세 초등학교 취학’이라는 대형 이슈는 교육계를 넘어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하며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워낙 취학연령 조정안이 메가톤급이라 약간 비껴 있긴 하지만 외고 폐지 등 고교 체계 개편안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찬반의 내용을 떠나 정책의 수립과 공표 과정이 허술하다 못해 허망한 데서 비롯됐다. 더구나 국민 대다수가 이해 당사자인 교육의 문제이다 보니 그 파장이 만만하지가 않다. 모쪼록 빠른 시간 내에 교육 수요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는 방향으로 수습되기를 바란다.

    통영시는 작년에 한국예술 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재원 통영캠퍼스를 정식 개원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순수 예술 교육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한예종이 지역의 예술영재 육성을 위해 광역단위의 공모를 통해 선정한 것인데, 통영시는 경상남도의 지원으로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을 아우르는 경상권의 중심 도시가 된 것이다.

    예술이나 과학, 체육 분야에 있어서 특별히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런 재능을 국가적 경쟁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보편 교육의 중요성만큼이나 또 다른 교육 환경의 조성이 중요하다. 최근 2019 윤이상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15세의 어린 나이로 우승한 후 올해 미국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석권하며 스타 덤에 오른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도 바로 한예종 영재원 출신이다. 영재원은 주로 일반 학교를 다니며 주말을 이용해 집중적인 수업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경상권이라 하더라도 원거리를 오가는 부담 때문에 기숙사 있는 학교나 예술학교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차제에 학생들의 재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무 중 하나라면 이제 경남에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예술학교의 설립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 예술학교 설립과 관련한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9년에 통영시와 경남도교육청이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공립 예술고 설립의 틀을 만든 바 있으며, 창원시도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국제무대 데뷔 30주년을 맞아 ‘조수미예술학교’를 추진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경남교육청의 다양성학교 설립계획에 따라 고성음악고, 거창연극고, 밀양영화고 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 학교는 예술중심의 대안학교로서 그간 교육 현장에서 충분히 살펴보지 못했던 곳에 시선이 머물렀다는 점에서 각별히 평가할 만한 일이다.

    1919년 독일의 바이마르에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는 미술학교와 공예학교를 병합해 이른바 ‘바우하우스(BAUHAUS)’를 설립하는데, 초기에 공예학교의 성격을 띠다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건축을 공학 이상의 반열에 올려놓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후 하버드대학의 건축부장으로 옮겨간 그로피우스는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동료들과 함께 미국 건축계에 바우하우스 바람을 불어넣어 혁신을 일으켰다. 바우하우스의 이런 외형적 성과는 당연히 역사적으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에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가 아닌 ‘바우하우스’라는 색다른 이름으로 혁신을 예고했고 각 예술가 영역에서 기술자와의 만남이 이뤄지는 지점을 철학적, 미학적, 공학적 고민을 통해 풀어내려 했던 것은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40여 곳에 이르는 국내 예술학교의 커리큘럼은 너무 천편일률적이며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술과 미래에 대한 통찰과 다른 예술 행위에 대한 이해와 협업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예술학교, 바우하우스식 예술학교를 꿈꿔 본다.

    이용민(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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