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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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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행복정책과 문화도시- 손경년(김해문화재단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22-07-25 20: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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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제10조의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1948년 5월 10일, 제1공화국 헌법이 제정된 이래 총 9차례 개헌이 있었다. 현재 헌법에 명시된 제2장 10조는 1963년 개정된 내용이며, 지금까지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존엄’, ‘가치’, ‘행복’ 그리고 ‘인권’ 등의 권리를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것과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것이 ‘국가 통치체계와 기본권 보장의 기초에 관한 근본 법규’인 헌법에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행복이 무엇인가.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 또는 사람의 운수가 좋은 일이 많이 생기거나 풍족한 삶을 누리는 상태에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한다. 스토아학파는 ‘법칙에 충실하고 의무, 극기, 엄격함 등 도덕적인 덕을 따르는 것’이 행복이라고 정의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자기실현의 삶’이 행복이라고 했다. 칸트는 ‘자신의 삶이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모두가 바라는 공동선에 기여할 때’ 행복이 존재한다고 했다. 행복은 문화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는 말이지만, 딱 떨어지듯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용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위한 ‘행복 정책’이 있었던가. 알다시피 ‘경제정책’은 ‘돈의 흐름과 분배를 중심으로 역할을 수립, 진행, 평가하면서 효율성과 형평성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맞추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와 달리 오래전부터 ‘행복 정책’을 제안했던 경제학자 조승헌은 ‘행복과 관련된 사회여건과 행복 추구에 필요한 개인의 역량 구축을 위해 정부가 실행하는 행정행위, 법, 제도 등 일체의 활동과 노력’이 ‘행복 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돈이 개인의 행복에 주는 영향에 근거해서 정부의 역할을 강구’ 해야 하고, ‘국민이 잘 먹고 마음 편하게 하는 것,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고 보니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볼 때, 그동안 문화와 예술정책을 통해 도달하고자 애써왔던 것과 ‘행복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문화 지리학자 나이절 스리프트는 ‘도시의 정서적 장’을 다층적, 다면적으로 통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이다. 그는 ‘도시의 다양한 물리적 조건, 그 조건에 대한 도시민들의 다양한 경험, 감정, 기억, 그리고 생활영역에 있는 다른 도시민들과의 관계 등을 다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살아있는 도시공간이 된다’고 본다. 최근 우리는 기후변화 연구단체들의 ‘지구는 기후 위기를 지나 재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우려의 말과, “각국이 기후위기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집단자살과 다름없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총장의 발언을 접하고 있다. 예컨대 당면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지구적 의제이지만 동시에 나의 삶, 미래세대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위기나 두려움의 ‘정서’가 크다. 따라서 ‘정서’의 이해 속에서 문제 인식, 주체적인 참여, 적극적인 제안이 가능한 장(場)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 4년 동안 김해시는 ‘꿈이 이루어지는 따뜻한 행복도시 김해’를 위한 정책을 수립, 실천한다고 한다. 헌법에서 명시한 ‘행복추구권’을 지자체가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길 일이다. 이와 함께 법정문화도시 2년 차 사업을 수행 중인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공간과 사람과의 매 순간, 매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처신을 할 수 있는 시민역량 배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 ‘행복’을 찾아가는 문화정책, 다시 말해 행복 정책이 제대로 구현되도록 움직이고 있다.

    손경년(김해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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