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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3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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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2022 현장] ⑦ 창원시보건소

수백통 전화에 인후염까지… 오늘도 바이러스와 싸운다

  • 기사입력 : 2022-03-03 21: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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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 어르신, 그러니까 동거 가족분이 계시면 그분에게 먼저 말씀을 드리고예”, “역학조사 팀에서 지침을 알려주실 거에요”, “집에서 접촉을 하지 말고 격리를 잘 하셔야 하고….”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창원보건소 코로나상황실 맞은편 로비에 간이로 설치된 콜센터에는 6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시민 응대에 나서고 있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전화를 받아내는 이들은 주로 검사 상황과 예약 등의 일반 민원을 다룬다. 하루에도 인당 몇백건의 전화를 받아내 말 그대로 숨 돌릴 틈 없는 업무를 소화한다.

    지난해부터 콜센터 업무를 시작한 김모(54)씨는 인후염을 달고 지낸다. 목에 좋다는 약도 먹고 물을 자주 마셔도 퇴근할 때면 목이 답답하고 아프다.

    “다들 그렇죠. 업무 특성상 말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으니까 관련 질환이 생기더라구요. 나만 힘든 게 아니니까 티를 내거나 하진 않아요. 모두가 힘드니까요...”

    창원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이준 간호사가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이준 간호사가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휴식을 잃은 사람들

    보건소 직원들은 코로나 이후 주말을 온전히 누린 적이 없다. 김영순(52) 역학조사관은 동료들과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린다. 이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요양병원, 의료기관, 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다. 수많은 확진자들 사이에서 감염취약시설 방문자를 찾아내고 시설에 조치를 통보한다. 점심 시간에도 도시락을 먹으며 업무를 보던 김 조사관은 취재를 위해 그를 부른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김 조사관은 15년간 감염병관리를 담당해 신종플루와 메르스를 모두 겪은 베테랑이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바이러스는 베테랑의 경험으로도 버거운 상대였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감염병관리지원단에서 보건소로 건너온 이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창원보건소 코로나상황실 맞은편 로비에 간이로 설치된 콜센터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 상담 전화 응대를 하고 있다.
    창원보건소 코로나상황실 맞은편 로비에 간이로 설치된 콜센터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 상담 전화 응대를 하고 있다.

    “특히 델타 변이가 나왔을 때 주말은 다 헌납했죠. 매일 새벽까지 업무를 보는 게 일상이었어요. 지금은 예전처럼 확진자 동선을 다 파악하지 않아서 그때보다는 낫겠다 했는데, 확진자 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니까 또 바빠졌네요.”

    김 조사관을 포함한 역학조사관들은 일주일 중 단 하루 휴식에 들어간다. 이마저도 ‘재택근무’가 돼버리는 상황이다. 보건소 직원 모두에게 당연한 일상이다. 재택치료팀은 밤이 되어서도 불이 꺼지지 않는 부서다. 이들은 재택치료를 받는 만 60세 이상과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의 확진자들을 집중 관리한다. 건강관리키트를 보내고 연계 병원에 비대면 진료를 연결한다. 이러한 작업을 마쳐야만 병원 의료진들이 집중 관리 환자들을 하루 2회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면 병원에 병상 배정을 요청하고 환자가 병상으로 이송된 이후에도 그 여부를 꼼꼼히 확인한다. 돌발 상황은 밤과 낮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백선민(47) 간호주사보를 포함한 동료들은 이르면 11시, 늦으면 새벽 1시에 귀가하게 된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거의 한 달 넘도록 제시간에 집으로 들어가 본 적이 없어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데, 얼굴도 잘 못 봐요.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할 때인데… 그래서 더 미안하죠.”

    재택치료팀에는 백 주사보를 포함해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그를 포함한 직원들은 최근 부쩍 늘어난 유아 확진자가 눈에 밟힌다.

    “요즘 2016년생 이상의 어린 확진자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아기들은 원래 열 조절이 안돼서 증상이 심한데도 집중관리 대상이 아니에요. 증상이 심하면 병상이 배정돼야 하는데 사실 1인실로 가야 보호자가 돌볼 수 있잖아요. 그런 지원이 안돼서 마음이 쓰이네요.”

    창원보건소 구내식당에 임시 사무실을 차린 재택치료팀이 업무를 보고 있다.
    창원보건소 구내식당에 임시 사무실을 차린 재택치료팀이 업무를 보고 있다.

    #바이러스에 능숙한 사회 꿈꾼다

    보건소는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공무직을 차출 받고 희망 일자리를 통해 인원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지만 교육을 진행할 직원이 없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들은 “업무를 하루 쳐내기도 바빠 새로운 인력을 가르칠 시간이 없다”고 한탄한다.

    현재 창원보건소에는 보건소 정규직 37명을 포함해 공무직, 공중보건의, 중앙사고수습본부 파견 근로자, 기간제근로자 등 18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성산구와 의창구 관할의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직원 등도 이에 포함된다. 오미크론 확산 이후 지난 7일부터 방역 체계가 변화해 이전처럼 확진자의 모든 동선을 파악하지 않지만, 유례 없는 확진자 급증으로 보건소는 2월 초 한때 업무 마비까지 갔었다. 보건소는 현재 PCR검사·신속항원검사, 역학조사, 재택치료자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백 주사보는 일반 재택치료자들의 상담이 창원시의 시민안전과에서 담당하게 되면서 ‘그래도 숨 정도는 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반 재택치료자 상담과 관리는 시와 보건소 직원이 3교대를 하며 소화하고 있다. 그는 “매일이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체계가 점점 만들어지는 것이 느껴진다”며 “체계가 완전해질 즈음 코로나는 끝나겠지만 이걸로 또 다음을 대비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지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긴 시간 코로나와 일상을 보낸 시민들도 그에 맞게 적응해가고 있다. 창원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는 이준(31) 간호사는 “항원검사로 전환된 첫날 즈음에는 시민들이 사용법을 잘 몰라 하나하나 알려드려야 했다”며 “그런데 요즘은 스스로 자가키트를 해봤는지 가르쳐주지 않아도 테스트를 잘 진행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의 휴식도 단꿈이 돼버린 상황이지만 이들은 지금의 희생이 앞으로 바이러스에 능숙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을 믿고 있다. 김 조사관은 전쟁터같이 바쁜 현장 속으로 복귀하기 전,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지금이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메르스로 인해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어떤 미증유의 바이러스가 다가올진 모르지만 이번을 계기로 정부가 더 세심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감염 전문 인력을 늘려갈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된다면 만약의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의료진과 관련 직무자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박준혁·어태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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