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6월 22일 (화)
전체메뉴

대기업 전화 한통에 ‘사망사고 속보’ 내린 안전보건공단

해당 지사, 김해 워터파크측 항의전화에 본부에 요청해 삭제
‘대기업 눈치보기’ 비난
노동계 “있을 수 없는 일” 투쟁예고

  • 기사입력 : 2021-05-16 21:14:19
  •   
  • 속보= 지난 12일 김해의 한 워터파크에서 수중 청소작업을 하던 30대 직원이 물 속에서 의식을 잃고 숨진 사고와 관련, 워터파크 측이 사고 이튿날 안전보건공단에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망사고 속보’를 지워달라”고 요청했고, 공단은 이례적으로 전화 한통에 해당 글을 삭제해 ‘대기업 눈치보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14일 5면 ▲워터파크서 혼자 청소하던 직원 물속에서 의식 잃고 숨져 )

    노동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17일 규탄 기자회견 등 향후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 13일 안전보건공단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망사고 속보./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캡처/
    지난 13일 안전보건공단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망사고 속보./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캡처/
    사망사고 속보를 삭제한 뒤 홈페이지 게시판 모습./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캡처/
    사망사고 속보를 삭제한 뒤 홈페이지 게시판 모습./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캡처/

    안전보건공단과 해당 워터파크 측의 말을 종합하면, 워터파크 측은 지난 13일 오후 6시께 본지 취재에 응하는 과정에서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에 사망사고 관련 게시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인지하고 같은 날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에 전화를 걸어 ‘사망사고 속보’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경남동부지사는 삭제 권한이 있는 본부 해당 부서와 논의했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글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 전인 지난 13일 오후 6시께까지 4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워터파크 측 관계자는 지난 13일 통화에서 “경찰 수사를 통해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공단에 지워 달라고 요청해 삭제된 것이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도 지난 14일 통화에서 “김해 관할지역인 경남동부지사가 본부에 요청해서 본부 담당부서가 삭제한 것이 맞다”며 “처음 있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사망사고 속보’는 전국 각종 사업장에서 사망 재해가 발생해 신고가 들어왔을 경우 안전보건공단이 1차 현장조사를 거친 후 사고 일시와 장소, 조사를 통해 파악한 사고 개요를 담은 문서로 ‘신고 및 현재 파악된 내용으로 조사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게시된다. 일반적으로 재해 다음날 홈페이지에 게재하는데, 이는 사망재해사례를 동종사업장 사업주와 노동자들에게 알려 유사 재해를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절차에 따라 사망 당일 현장 조사를 하고, 다음 날에 사망사고 속보를 올려놓고도 대기업 항의전화 1통에 이례적으로 당일 자신들이 작성한 속보를 내리면서 ‘대기업 눈치보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안전보건공단 본부 관계자는 “사실 확정되지 않은 조사결과를 올려놓은 것이 맞고, 이런 이유 때문에 게시하기 조심스럽다. 해당 사업장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해 요청을 받아들여 글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재해 발생) 사업장의 편의를 봐주려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하지만 지역 노동계는 경악스럽다는 입장을 전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노동자가 사망한 중대재해인데 이미 올려놓은 홈페이지 사망사고 속보를 대기업이 지워달라고 해서 삭제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심한 충격을 받았다”며 “17일 오후 1시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