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5월 06일 (목)
전체메뉴

불붙은 유통 전쟁… 지역상권 초토화될라

대형유통업체 가격·속도전 치열
창원·김해 등에 물류센터 추진도
대기업 출혈경쟁 중소업계 치명상

  • 기사입력 : 2021-04-18 20:59:33
  •   
  • 국내 유통업계의 가격·속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쿠팡이 무료 배송 서비스로 치고 나가자 이마트가 최저가 경쟁으로 맞불을 놓고 마켓컬리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가 줄줄이 참전하면서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과열된 마케팅이 결과적으로 도내 중소업체와 지역 상권을 잠식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온다.

    특히 가격인하 정책은 협력·납품업체에게 단가 인하 압박으로 돌아와 영세업자의 희생과 동네상권 침체 등 시장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지역 유통업계 부정적= 소비자들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김모(37·창원시 성산구)씨는 “무료배송도 되고 최저가 보상도 되니 좋다”며 “여기저기 비교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어쨌든 이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모(42·창원시 성산구)씨도 “한 푼이라도 싸게 살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유통업계의 시각은 긍정적이지 않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인하 같은 과열된 마케팅은 협력·납품업체에게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대기업의 경쟁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중소기업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남대 경영학부 김상덕 교수는 “현재의 경쟁적인 마케팅은 승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다. 물류나 택배 분야 투자는 비용이 아주 많이 들기 때문에 결국 경쟁력 낮은 업체는 도태되고 승자 독식이 되는 구조다. 승자는 많은 고객을 확보한 후 유통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에 당장의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이런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라며 “경쟁으로 산업이 활성화되고 소비자들에게 후생이 돌아가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승자독식 구조 속에서 영세업자가 희생되고 소비자 역시 쇼핑의 다양성이 줄어들 수 있다. 대기업과 지역의 중소 유통업자, 시장 같은 동네상권이 상생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시장 불균형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계 출혈 정책= 대형 유통업계 전쟁의 신호탄은 쿠팡이 쐈다. 쿠팡은 지난 2일부터 모든 회원에게 주문 다음날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있다. 기존에는 월 2900원으로 운영되는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에게만 무료 배송을 제공했지만 이를 전 회원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쿠팡은 무료배송 이벤트 기간을 따로 설정해 놓지 않은 상태다.

    업계는 쿠팡이 최근 공격적으로 지역 물류센터를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모든 로켓 배송의 완전 무료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6일 창원 2곳과 김해 1곳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경남도, 창원, 김해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3곳의 합산면적은 약 18만㎡(5만6000여 평)에 이른다. 쿠팡은 지난달 전북 완주와도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해 올해만 4개의 신규 물류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쿠팡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10여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함양을 포함해 전국 7곳에서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함양 물류센터의 경우 지난 14일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쿠팡이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로켓배송의 범위와 품목이 확대돼 온라인 시장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 8일 ‘최저가격 적립 보상제’ 시행을 발표했다. 생필품 500개 품목의 가격을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등 경쟁사와 비교해 비싸면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다른 경쟁사도 언급했지만 사실상 쿠팡에 맞대응한 정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마트가 가격인하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샛별배송’으로 수도권에서 인기가 높은 마켓컬리는 9일 신규 고객에 인기제품을 100원에 판매하는 ‘100원딜’ 품목 확대와 회원 무료 배송 혜택 확대를 발표한데 이어 12일에는 주요 생필품 60여 가지를 1년 내내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또 5월 충청권을 시작으로 남부권까지 최대한 빠르게 샛별배송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뒤늦게 뛰어들었다. 지난 15일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발표한 생필품 500개 품목을 이마트와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마트앱인 ‘롯데마트 go’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 ‘엘포인트’를 기존보다 5배 더 적립해준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주간 단위로 비교해 적용한다.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세정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