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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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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스마트폰 사용, 그리고 ‘스마트폰 쉼’- 이한기(마산대 교수)

  • 기사입력 : 2019-11-11 20: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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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게임하느라고 집에 오면 방에서 나오지 않아요.” “스마트폰 그만하고 공부하라고 했다가 아이와 사이만 더 나빠졌어요.” 이렇게 가정마다, 학교마다 가히 스마트폰 전쟁이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만 6세 이상 한국인 90.0%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청소년의 30.3%, 성인의 17.4%가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평일 평균 사용시간이 5.1시간이라는 것도 놀랍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루 5시간 이상을 사용할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학교나 학원에서 하거나 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실제로 60% 이상의 청소년은 자는 척하면서, 50% 이상의 청소년은 수업시간에 몰래 스마트폰을 한다(2015년 한국정보화진흥원)는 것이다.

    기억력의 천재라는 에란 카츠는 ‘현대인들은 기억력 퇴행을 겪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몰입을 방해하는 여러 환경 탓에 ‘보지만 주의하지 않고, 듣지만 경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 스마트폰 40초만 봐도 다시 몰입하는 데 20분이 걸린다고 카츠는 말했다. 그것은 스마트폰 보는 시간의 30배의 시간을 다시 투자해야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이니 결국 스마트폰이 우리의 몰입을 방해하고 공부도 독서도 할 수 없게 하는 주범인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에게 “스마트폰게임 1시간만 하고 공부하라”고 말하지만, 1시간 후 바로 공부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뇌가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때 아이들이 스마트폰의 중독에 빠진다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공격과 공포의 조절기능을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에 이상을 보였다고 한다. 즉 스마트폰에 중독된 뇌는 코카인 중독에 빠진 뇌와 비슷하게 되고 가상공간뿐 아닌 현실의 공간의 구분이 어려워지고, 공포에 대한 조절이 약해지니 자연히 폭력에 둔감해지는 성향이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좌뇌 기능은 강화되고 우측 전두엽기능이 떨어져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약해져서 좌우뇌의 균형이 깨지면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틱 장애, 충동조절장애 등이 유발되게 된다. 잠시 정보를 얻기 위해, 혹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스마트폰이 일상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또 갈등의 탐지와 조절에 관련된 뇌의 배외측전전두피질과 전대상피질의 기능이 저하된 것을 확인했다. 스마트폰 중독이 대화가 진행될 때 기쁨에서 슬픔 또는 분노 등의 정서로 변경되는 상황에서 인지 조절에 필수적인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실리콘밸리 2세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아예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반입 또는 사용할 수도 없다고 한다. 구글, 애플, 야후 등 내로라하는 미국 정보통신(IT)기업들이 있는 곳인데, ‘디지털 제로’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들은 첨단기기를 만들어 우리 아이들에게 안기고는,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검색조차 할 수 없게 한다.

    그럼 우리 청소년들은 연필과 책만으로 안 되는 걸까? 최소한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때라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보지 못하게 하여 ‘디지털 제로’를 실천하게 한다면 좋지 않을까.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자극에 반응만 하는 뇌로 퇴화되고 만다. 그러면 시키는 일만 하는 뇌가 되어 절대로 첨단기기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책을 가까이하면 경청과 몰입의 힘을 키우는 정신의 뇌, 스스로 창조하는 생각의 뇌로 빛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가끔 부모들은 ‘스마트폰 쉼’을 하게 하고 책과 연필을 가까이하도록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한기(마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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