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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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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노인복지’ 이제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이한기(마산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9-09-30 20: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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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백의 노부부가 노을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근심 없는 얼굴에서는 화색이 돌고 맞잡은 손에서는 여유와 평화가 느껴진다. 그림 같은 전원이, 운치 있는 경관이 있는 자연환경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여행용 화보에서나, 북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우리 현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하지만 누구든 원하는 노후의 한 장면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르신(노인)’ 하면 생각나는 것을 꼽아보자. 4고(四苦), 이른바 빈곤, 질병, 무력감, 외로움 등이다. 언론을 떠들썩하게 오르내리는 단어들이다. 바로 오늘, 우리 주변에서는 폐지 줍는 어르신을 만날 수 있고 무료 급식소 앞에 늘어선 줄을 보기도 한다. 치매를 앓는 노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자식들 간에도 부모 봉양문제로 다툼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2025년에는 20%까지 올라가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우리 사회의 평균수명은 83.3세로 높아졌다. 이처럼 빠르게 고령화돼 가는 사회에서 노인복지에는 과연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지 궁금하다.

    한 국제노인인권단체가 발표한 2014년 기준, 세계노인복지지표(GAWI)를 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50.4점으로 96개국 중 50위를 기록하고 있다. 필리핀, 베트남, 중국보다도 낮다. 소득은 80위로 최하위권이다. 2018년 기준,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이 36.2%에 불과하고 노인 빈곤율은 47%에 가깝다. 전체 노인 30%가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살률은 10년째 ‘부동의 1위’다. 낯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강한 교육열 등으로 수입의 대부분을 자녀를 위해 지출했기 때문에 78%의 노인들이 자식들이 대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84%), 덴마크(76%), 일본(77%)의 노인들은 국가에서 주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어서 우리와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노인복지에 관한 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문제를 푸는 가장 확실한 해답은 저출산 해소다. 하지만 이는 지금 당장 어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그 무엇보다 예산확보에 있다. 장기요양보험의 수급자를 늘리고 보장성을 확대해야 한다. 기초연금의 현실화도 중요하다. 25~30만원의 적은 액수로 노인빈곤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은 노인 빈곤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소득 하위 70%에는 기초연금을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특히 하위계층 40%에게는 추가로 보충기초연금 30만원을 지급해서 최저보장 80만원을 달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초연금이 50만원으로 오르면 현재 47%인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32.8%로 낮아지고, 여기에 하위계층에게 보충기초연금 3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면 상대 빈곤율은 15.3%까지 내려가게 된다. 기초연금의 지속가능성은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노인을 위한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다. 경력을 살리고 이전 세대와 징검다리 역할을 할 일자리 사다리 정책이 필요하다. 65세 이상 은퇴자들의 축적된 노동력이 이전 세대와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과 산업정책이 융합돼야만 하는 것이다. 노인들이 사회 속에서 필요한 존재로 인식할 수 있도록 여러 사회보장 프로그램도 만들어져야 한다. 과거 국가경제의 주축이었던 그들을 더 이상 외롭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복지 정책은 더 이상 단순 포퓰리즘이 아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전 사회적 배려인 것이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 계층간에 차별이 없는 복지의 실현은 국가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가 아닌가.

    이한기(마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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