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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고성 갈봉산 갈모봉 산림욕장

  • 기사입력 : 2011-06-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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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군 갈모봉 산림욕장. 시원스레 쭉쭉 뻗은 편백나무의 기둥들이 초록 그림자를 드리운 산책길은 편안함과 청량감을 더해준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 묻혀 사는 도시인들은 자연스레 마음의 안식과 몸의 활력을 갈망하게 된다.

    고성군 고성읍 이당리 이곡마을과 삼산면 삼봉리 상촌마을에 걸쳐 있는 해발 374m 갈봉산 자락의 ‘갈모봉 산림욕장’에 가면 심신의 안식과 활력을 모두 얻을 수 있다.

    갈모봉은 갈봉산에 있는 한 봉우리로 조선시대 의적인 갈봉(葛峰)의 묘지가 있어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갈묘봉(葛墓峰)이었다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와전돼 갈모봉이 됐다고 전해진다.

    70여㏊ 규모의 갈모봉 산림욕장에는 수령 20~50년생 편백나무를 비롯해 삼나무, 소나무, 낙엽송, 낙우송, 느티나무, 단풍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전체 수종의 80%를 차지하는 편백나무는 40~50만 그루로 추정된다.



    이당리 주민들에 따르면 40여 년 전 5년간 봄철마다 부역으로 동원돼 점심도 거른 채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후 땅주인이 된 고성군 개천면 출신의 윤영학씨가 편백나무 보식(補植)과 수목 관리에 나서 자연휴양림으로 가꿨다.

    2006년 고성군이 윤영학씨와 임대차협약을 맺고 계곡 제방을 축조하고, 진입로·주차장·사방댐·팔각누정·산림욕대·급수대·체력단련시설 등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춰 갈모봉 산림욕장으로 개장했다.

    윤씨는 개장 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자 개인이 소유하는 것보다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2009년 산림청에 매각해 국유림이 됐으며, 현재 고성군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편백나무는 심폐기능 강화, 스트레스 해소, 아토피 치료 등에 좋은 항균성 물질인 피톤치드를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울창한 숲속 계곡 물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음이온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등 소위 말하는 문명병을 없애 준다고 한다.


    갈모봉 산림욕장에서 여우바위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말머리바위 통천문.


    끝없이 도열한 편백나무 사이의 오솔길을 따라 청량한 편백향에 취해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기니 피로와 근심이 사라지고 기력이 충전되는 듯하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는 시원한 바람도, 가슴속 깊이 드나드는 맑은 공기도 진한 편백향을 머금고 있다.

    산책로 곳곳에 갖춰진 산림욕대, 탁자, 숲속의 교실 등 휴식공간에는 가족 단위 탐방객과 연인들이 편안한 자세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간이식수대·화장실이 있는 사거리에서 팔각정 전망대에 오르니 평화롭고 아늑한 고성읍 시가지와 들녘이 눈앞에 펼쳐진다.

    갈모봉 산림욕장의 또 다른 매력은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갈모산에는 갈모봉을 비롯한 4개의 아담한 봉우리가 올록볼록하게 솟아 있다. 갈모봉은 해발 368m이고 바로 앞에 솟은 여우바위봉(일명 옥녀봉)이 374m로 가장 높다. 여우바위봉으로 가려면 말머리 형상으로 중앙에 성문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는 말머리바위 통천문을 통과해야 한다.

    산행을 즐기려면 주차장에서 팔각정과 말머리바위 통천문이 있는 여우바위봉과 갈모봉을 거쳐 먼당산봉을 지나 계곡과 사방댐이 있는 제1주차장으로 하산하면 된다. 2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암봉인 여우바위봉에 올라서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남쪽으로는 자란도·비사도·대구섬·솔섬·지리망산과 아찔한 등산으로 유명한 사량도가 쪽빛 바다에 점점이 떠 있고, 서북쪽으로는 좌이산·무이산·수태산·향로봉과 그 너머 아득하게 삼천포 와룡산 민제봉, 상사바위봉까지 조망돼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Tip. 산림욕 제대로 즐기기= 산림욕은 나무가 우거진 곳이면 어디서나 가능하지만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편백나무 등 침엽수림이 효과적이다.

    특히 편백나무 삼림욕은 아토피 증상 개선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의 정상보다는 중턱에서, 시간대는 초여름 습도가 높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사이가 가장 적당하다.

    산림욕을 할 때 옷차림은 통기성이 좋고 품이 넉넉한 차림이 좋다. 숲 속의 산림욕대나 평상에 앉아 휴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숲 속을 걷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람은 코를 통한 폐호흡을 하지만 인체 피부에도 수십만 개의 기공(모공)이 있다. 옷에 땀이 밸 정도로 천천히 걸으면 신체리듬을 회복하며 유산소운동이 돼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심폐기능이 강화된다. 또한 기공(氣孔)이 열리게 되면서 몸속에 축적된 노폐물이 땀으로 배출된다.

    글= 양영석기자 yys@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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