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3일 (화)
전체메뉴

[기획] 경남농협 농업 뉴딜 (1) 농협·남해군 인력중개지원사업

마늘농가 일손 가뭄 이제 걱정 없어요

  • 기사입력 : 2021-10-18 20:56:31
  •   
  •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침체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디지털 뉴딜·그린 뉴딜·사회 안전망 강화 등‘한국판 뉴딜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도 이와 연계해 농업인의 소득을 늘리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농업부문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농업·친환경 농업 등으로 농촌의 디지털 혁신을 확보하면서 농업인 소득 안전망도 구축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본지와 경남농협은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구현을 위해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농업부문 뉴딜의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마늘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사 일손이 부족해 힘들고 눈물 날 때가 많았는데, 농가의 어려움을 알고 남해군과 농협에서 때맞춰 도움을 주니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그 고마움은 말로 표현 못합니다.”

    남해군 이동면 초음리 초양마을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최태송(63)씨의 말이다. 최씨는 2970㎡(900평) 규모 자신의 농지에서 최근 벼 수확을 끝내고 지난 7일 마늘 파종(종자 또는 씨앗을 뿌리거나 심는 일)에 들어갔다. 이 마을 40개 농가의 전체 농지는 13만2000㎡(4만평) 정도로, 농가당 평균 농지 규모는 약 3300㎡(1000평)다.

    농촌 인구 감소에 고령화 추세가 가팔라지면서 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최씨는 다행히 품앗이를 하는 이웃 주민 3명과 ‘영농인력중개 지원사업’으로 추가로 6명이 일손을 도우면서 이날 단 하루 만에 파종을 마쳤다.

    품앗이로 파종을 도운 최순선(71·여)씨는“마늘 파종을 제때 마치지 않으면 비가 와서 농사에 차질을 빚기 십상이다. 품앗이로 하면 좋겠지만 촌에 젊은 사람이 없다”며 “다행히 우리 마을은 남해군과 농협의 인력 지원으로 한 달 이상 걸리던 전체 마을 파종을 20일 전에 마칠 수 있다. 수월하게 일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농사를 하니 마늘이 단단하고 쉽게 상하지도 않아 인기가 엄청 좋다”며 “촉이 올라오고 피를 뽑고 하는 시기마다 조합장(송행렬 동남해농협)님이 문자를 줄 정도로 신경을 써 주신다”고 고마움도 표시했다.

    군·농협·지역농협 예산 모아
    농촌인력중개센터 설치
    인력풀 구성하고 전용차 마련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도와

    올해 상반기 5646명 공급
    일손 적기 지원해 농가 호응
    “코로나·고령화로 힘들었는데
    제때 농사 지을 수 있어 감사”

    농업희망 인력중개센터도 운영
    시금치 등 다른 농작물도 지원

    지난 7일 남해군 이동면 초음리 초양마을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마늘 파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차용선 경남농협 남해군지부장과 최순선 할머니, 송행렬 동남해농협 조합장, 민성식 남해군 농업기술센터 과장이 농가의 애로사항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7일 남해군 이동면 초음리 초양마을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마늘 파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차용선 경남농협 남해군지부장과 최순선 할머니, 송행렬 동남해농협 조합장, 민성식 남해군 농업기술센터 과장이 농가의 애로사항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농협중앙회 남해군지부와 남해군 농촌기술센터, 지역농협이 마련한 ‘영농인력중개 지원사업’이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마늘 농가에 일손 지원은 물론 인건비 절감까지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근로자의 입국이 어려워져 전국적으로 영농기 인력 부족 대란이 발생했을 때도 수확과 선별 작업에 인근 시·군 지역의 인력을 농가에 지원하며 남해군지부는 올 상반기 농업부문 뉴딜(농업인 소득안정) 추진 우수사무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 남해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도시와 거리가 먼 탓에 늘 농번기 일손 부족에 시달렸다.

    농협 남해군지부가 파악한 마늘재배 영농인력 수요는 연 인원으로 8000여명이다. 인력 부족으로 제때 파종이나 수확을 하지 못해 낭패를 보거나 사설 인력중개소를 통한 비싼 품삯 지불로 소득이 줄다보니 농사를 포기한 농가도 적지 않았다.

    노인들만 남은 상황에서 품앗이까지 힘들어지면서 2008년 1480㏊였던 마늘 재배면적은 올해 540㏊로 반 토막 이상 감소했다. 재배면적이 줄면서 올해 남해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시한 마늘주산지에서 제외됐다. 마늘주산지가 되려면 재배면적 1000㏊ 이상에 생산량 1만2530t 이상 갖춰야 한다.

    이런 마늘 농가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남해군과 농협은 지난해 8월 영농인력중개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영농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농촌의 일손 부족을 덜어줘 마늘 농가가 유지 또는 증대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차용선 농협 남해군지부장은 “남해지역은 경작 면적이 큰 대농(大農)보다 소농(小農)이 많다”며 “대농은 농사비용에서 능력이 되지만 소농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그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남해군(2억8500만원)과 농협중앙회(1억9950만원), 지역농협(8550만원)은 예산을 마련했고, 농협중앙회 남해군지부는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설치, 인근 지역 영농인력반장을 통한 인력풀을 구성했다. 연중으로 농사일을 도울 수 있도록 농작물 특화인력 모집과 함께 원활한 이동을 위한 버스와 승합차 등 전용차량도 계약했다. 지난 1월부터 6월 말까지 마늘 농가에 지원된 인력은 5646명, 하반기에는 2300명의 인원을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초양마을 차만두 이장은 “올해 초 코로나로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도 군과 농협에서 미리 계약한 덕분에 농가에서는 인건비 4만원 지불로 부담을 덜고, 농사도 차질 없이 지을 수 있게 됐다”며 “지역 농민들이 남해군과 농협의 지원에 너무나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해군과 농협은 예산을 따로 배정, ‘농업희망 인력중개센터’도 마련해 마늘뿐 아니라 시금치, 고사리, 두릅 등 전 농작물에 대한 영농작업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한 인력 대란으로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이라 예산과 인력 수급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남해군 농업기술센터 민성식 과장은 “지역 마늘 농가에서 파종을 할 때 파종집 형성기(일명 도깨비방망이)를 사용해 보다 쉽고 빨리 일을 마칠 수 있다”며 “지역의 고령화가 빨라지고, 유자 등 다른 작물 농가에서도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력중개로 일손을 돕고 있지만, 파종과 방제, 수확작업 등에도 기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계화율을 높이는 방향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