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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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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맹사성고택의 풍수적 길흉 분석

  • 기사입력 : 2021-04-16 08: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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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아산시 배방읍에 ‘맹씨행단(孟氏杏壇)’이 있다. 맹씨행단은 사적 제109호로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살던 집을 맹사성이 그의 손녀사위가 되는 인연으로 맹씨 일가가 물려받아 살았던 곳으로 ‘맹사성고택’이라고도 한다. 본래 행단이란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강학(講學)을 했다는 고사(故事)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후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익히던 곳을 행단이라 부르게 됐다. 맹사성의 아버지 맹희도와 맹사성이 이곳에서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을 모아 강론했던 곳으로 맹씨행단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곳은 조선 초 청백리로 잘 알려진 명재상 맹사성 일가가 살았던 고택과 고려 말 두문동 72현인 맹유와 맹희도, 맹사성의 위패를 안치한 사당인 세덕사, 문정공 맹사성이 심었다고 알려진 600년이 넘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쌍행수), 맹사성과 황희, 권진 세 정승이 느티나무 세 그루씩 아홉 그루를 심었다 하여 명명한 정자인 구괴정이 오늘날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사랑채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곳은 우측으로 돌아 계단을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배치는 대문에서 바로 치는 흉풍을 피할 목적이거나 면적이 좁아 집이 들어설 수 없을 때 대체로 많이 한다. 이와 유사한 곳으로 하동군 상신마을에 위치한 ‘조씨고가’가 있는데, 이 또한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방형의 연못이 있고 우측으로 돌아 계단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도록 되어있다. 일설에 의하면 은행나무 앞쪽 가까이에 사랑채와 내외담(가림벽)이 있었으며 중문을 통해 현재의 고택인 안채(부엌은 멸실됐다 함)로 들어가는 구조였다고 한다. 실제 사랑채와 내외담이 있었다면 바람막이 역할을 함으로써 고택과 세덕사가 좀 더 생기(生氣)가 충만한 곳이 됐을 것이므로 지금이라도 정확한 고증을 통해 사실임이 확인되면 훼손된 문화재의 복원을 강력히 희망한다. 맹씨행단은 주산(뒷산)인 ‘설화산’과 ‘금곡천’이 앞에서 감싸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을 갖췄다. 설화산은 정상부가 뾰쪽해 마치 붓끝 모양과 같은데, 이런 산을 문필봉(文筆峰)이라 한다. 문필봉은 학자나 문장가를 배출하는 영험한 산으로 보기 때문에 맹사성이 정승 반열에 오르는데 기여를 했을 것이다. 사실 세찬 바람에도 오랜 세월동안 허물어지지 않고 꼿꼿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돌산’임을 의미한다. 주산을 포함한 주변 산에는 돌이 많아서 농사로 생계유지가 힘들었기에 학문을 닦아서 과거에 급제하는 길만이 최선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문필봉에는 그러한 뜻이 담겨있다. 설화산에서 뻗어 내려온 용맥(산줄기)은 좌우요동과 상하기복을 하면서 힘차게 전진하여 음택(陰宅·무덤)의 개념으로 보는 사당인 세덕사에 정기가 모였으므로 세덕사의 터가 맹씨행단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파워스팟(명당)’이 된다.

    고택과 은행나무가 있는 주변은 득도 없지만 해도 없는 무해지지(無害之地)에 해당하기 때문에 집이 들어서는 양택(陽宅)으로는 적합하다. 안산(앞산)인 ‘성터산’은 수성(水星)으로 물결이 흘러가듯이 굴곡을 이룬 형상이어서 예술가나 선비를 배출하는 산이다. 실제 맹사성은 다양한 학문에 소질도 있거니와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음악 이론의 연구와 악기 제작, 새로운 악보 체계를 만드는 등 세종 대 유교적 예악정치(禮樂政治)의 기초를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돌이 워낙 많다보니 맹씨행단은 돌담으로 사방을 구축했다. 하지만 돌산과 돌담에서 뿜어내는 찬 공기는 건강을 해치는 흉한 요인이 된다. 다행히 고택에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기에 그러한 염려는 없지만, 관광객의 눈도 즐겁게 해주고 고택 내에 온화한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돌담 안쪽으로 남천, 쥐똥나무, 화살나무, 눈주목 등을 식재하면 훨씬 더 좋은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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