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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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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생각과 습관 그리고 작심삼일- 이홍식(시인·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4-11 2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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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은 무엇에 대하여 살펴보고 판단하는 정신작용이다. 그래서 거의 항상 기억을 뒤지는 것부터 시작하여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비교하여 판단한다. 배고프면 먹고 싶은 생각이 들고 피곤하면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의 말씀이 기억으로 남아있다가 어느 날 마음속에 떠오르게 되고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뇌세포에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 떠오르는 것처럼 보고 듣고 느끼고 한 것들이 기억의 창고에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날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행동을 촉발한다.

    그렇게 드러난 행동이 되풀이하는 과정에 저절로 익혀지면서 습관이 된다. 흔히 습관은 그저 몸에 익어버린 단순한 행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단순한 습관이 의식적인 행동으로 굳어진다면 그 습관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을지도 모른다. 즉 사고의 습관, 말의 습관, 행동의 습관이 지금의 나를 규정하게 되고 성격과 생활을 지배하게 된다. 그런데도 좋은 습관에 비해 나쁜 습관은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다. 좋은 습관보다 나쁜 습관에 길들기 쉬운 이유는 보상이 즉각적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한 시간 하는 것과 담배 한 개비 피우는 것을 비교해보라. 운동을 한 시간 한다고 해서 갑자기 몸이 좋아지지는 않지만 당장의 스트레스를 풀거나 기분을 가라앉히는 데는 담배 한 개비가 더 빠른 효과를 가져다준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그렇게 한번 형성된 습관은 바뀌기 힘든 것이니 처음부터 좋은 습관을 길들이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하다는 말이다. 모두가 습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좋은 습관을 지니려고 노력하지만, 대다수 사람은 짧으면 3일, 길어도 일주일 정도밖에 행동을 유지하지 못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리차드 와이즈만의 연구 결과를 보면 새해 첫날의 결심이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하는 확률이 88%나 된다고 하니 대부분의 사람이 실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실패하는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문제는 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느냐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인지 특성 때문에 이런 중도 포기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간은 아는 것도 제한되어 있고 한 번에 생각할 수 있는 범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계획은 뒤로 밀리게 되고 결국 흐지부지 실패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심삼일을 극복하고 좋은 습관을 길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자기 자신을 과신하지 말라. 내가 제대로 맘먹고 안 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은 ‘아니오’다. 매일매일 운동해야지 하다가 실패했고 외국어 공부는 중도에 포기하였으며 금연은 이틀을 넘겨보지 못했다. 이렇듯 많은 실패를 경험해 왔으니 이젠 자신에 대하여 정직하게 알 때도 됐다. ‘나는 진짜 쉬운 일 아니면 매일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한심할 정도로 작은 계획의 실천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자.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또 다른 계획의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관조하여 반성하고 고찰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격을 낳고, 성격은 운명을 바꾼다’는 랄프왈도 에머슨의 격언처럼 습관은 나의 삶을 변화 시키고 결국 나의 운명까지도 변화시킬 것이다.

    어제의 습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듯이 오늘의 습관이 10년 후의 나를 만든다는 사실을 유념하여 작심삼일의 유혹을 이겨내고 좋은 습관 길들이기에 노력한다면 나의 삶은 지금도, 앞으로도 쭈욱 풍요로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홍식(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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