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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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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LH사태 경찰수사의 의미- 오동욱(경남경찰청 수사과장)

  • 기사입력 : 2021-04-06 20: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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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공사 임직원 등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행위로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국민들은 공직자들의 불법행위에 크게 분노하면서 이번 기회에 뿌리 깊은 ‘부동산투기 적폐’를 발본색원할 것을 준엄하게 명령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 3월 10일 국가수사본부를 주축으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LH發 부동산 투기행위 수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3기 신도시 투기 의혹뿐만 아니라 전국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행위까지 뿌리 뽑기 위해 시도 경찰청에도 특별수사대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경찰이 이번 LH 수사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여론도 물론 있다. 그동안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대규모 수사는 주로 검찰에서 주도해 오다가 지난 1월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수사를 처음 맡았으니 과연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할지, 제대로 성과를 낼지 걱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경찰은 3만명이 넘는 전국적 수사 조직망을 가지고 있고, 극히 일부인 사회 지도층의 불법행위 수사에 제한되지 않고 중앙부처부터 각 시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비위까지 폭넓게 수사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 경제·지능범죄 수사에 몸담은 수많은 전문 수사관들의 축적된 노하우가 있기에 오히려 경찰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수사를 해낼 수 있음이 명백하다.

    최초 언론보도 후 수사진행상황이 실시간 중계되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중에는 하루 이틀 안에 압수수색이나 구속이 되지 않는다며 답답해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국가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라도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부터 임의·강제수사를 통한 자료 수집, 관련자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과정별로 법에 정해진 절차를 지키면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절차이행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각 시도 경찰청에서 광범위한 첩보수집과 대대적인 압수수색, 면밀한 자료 분석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수사 시작 1개월이 채 지나지 않는 시점에서 포천시 공무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투기 혐의로 구속되고, 개발 예정지를 가족 등 명의로 사들인 전 공무원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이 신청되는 등 수사성과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명실상부한 수사주체로서 국가수사본부를 출범시키고 책임수사 원년을 표방한 지 3개월 만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맡아 기관의 명운을 걸고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는 철저하게 수사하여 엄벌에 처함으로써 ‘성역 없는 수사’를 해내고 ‘법 앞에 평등한 공정한 사회’를 지켜낼 때 국민들이 경찰에 무한신뢰를 줄 것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경찰이 국민만 바라보고 신명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격려, 애정어린 질책을 아끼지 마시기를 부탁드린다.

    오동욱(경남경찰청 수사과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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