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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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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명물] 제주산 양배추

속 좋은 너, 속 편한 나
제철 맞아 각종 영양소 가득… 속 쓰림 위장에 효과 탁월

  • 기사입력 : 2021-03-26 08: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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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산 양배추가 제철을 맞았다. 제주는 월동채소(겨울채소)의 주산지다. 제주지역은 겨울에도 온난한 날씨 덕분에 노지에서 양배추와 당근, 무, 브로콜리를 재배·수확할 수 있다. 제주에서는 겨울철에 폭풍 성장한 이 작물을 ‘월동채소’라 부른다.

    농민들은 지난해 8~9월 양배추 새싹(모종)을 심었다. 수확은 지난 2월 초부터 시작해 4월 말에 끝낸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월동 양배추는 9만6000t으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재배 면적은 1748㏊에 농가 수입은 870억원에 이른다. 양배추는 월동채소 가운데 무 다음으로 농가 소득이 높은 효자 작물이다.

    양배추 대표 생산지는 제주시 서부에 있는 애월·한림·한경지역이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에서 농민들이 양배추를 수확하고 있다./제주일보 고봉수 기자/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에서 농민들이 양배추를 수확하고 있다./제주일보 고봉수 기자/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 별칭 얻어

    양배추는 기원전 2500년경 서유럽 해안의 야생종을 피레네산맥 지방에 살고 있는 바스크인들이 최초로 식용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 전후에 로마가 서유럽지역을 지배하면서 양배추는 유럽 각지와 전 세계로 전파됐다. 재배 역사가 오래됐고 흔한 작물이지만 다양한 효능 덕문에 서구인들은 양배추의 별칭을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라고 불렀다.

    제주지역은 1940년대부터 양배추 재배를 시작했다. 1953년 생산량은 77t에 불과했지만 식습관의 서구화로 1980년대부터 재배 면적이 크게 늘었다. 2014년 생산량은 11만9700t에 달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빨간양배추(적채)와 방울양배추 등 다양한 품종을 개발, 농가에 보급했다.

    아울러 생채로는 먹기 어렵지만 가열할수록 맛이 좋아서 젊은세대가 선호하는 일명 ‘곰보 양배추’인 ‘사보이 양배추’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사보이 양배추는 프랑스 남동부 사보이지역이 원산지로 중화요리와 양배추롤, 스프에 주로 이용된다.

    한림농협 개발한 양배추김치와 떡갈비.
    한림농협 개발한 양배추김치와 떡갈비.

    ◇위와 장은 물론 심혈관계 개선 도움

    양배추는 짜고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 한국인들은 필히 섭취해야 할 채소다. 양배추에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비타민U 성분이 풍부해 위염 예방에 좋다. 국내 유명 제약회사에서 과다한 위산 분비와 위 점막 손상을 개선하는 위장약에 양배추 추출 성분을 넣는 이유다.

    양배추의 설포라판 성분은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확산을 방지해준다. 또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개선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도 다량 함유돼 소화가 빨리 되도록 해준다.

    양배추즙을 매일 반 컵만 먹으면 위와 장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 밖에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성분은 성장기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과 기억력 증진, 면역력 증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양배추 품종/농촌진흥청 제공/
    다양한 양배추 품종. /농촌진흥청 제공/

    비타민U·설포라판·식이섬유 풍부
    위장 보호·심혈관 질환 개선 도움

    기원전 2500년 바스크인들 첫 식용
    요구르트·올리브와 ‘3대 장수식품’

    적채·방울양배추 품종 개발·보급
    전국 생산량 70%…러시아 수출도

    ◇양배추 김치·스테이크 개발해 보급

    ‘보르쉬’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민 수프다. 고기가 들어가는 수프이지만 부재료로 반드시 양배추를 넣는다. 채를 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양배추 절임은 매 끼니마다 러시아인의 식탁에 오른다.

    제주시(시장 안동우)와 애월농협(조합장 김병수)은 지난달 양배추 20t을 러시아에 수출했다. 제주시는 북극 한파로 채소 재배가 쉽지 않은 러시아에 향후 1000t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어 대만과 홍콩에도 양배추 2000t을 수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양배추의 주요 소비처는 요식업계다. 닭갈비와 햄버거, 치킨, 간짜장의 부재료로 들어간다. 가정에서도 소비가 늘고 있는데 주로 쪄서 먹기도 하지만 샐러드와 초절임으로 먹는다.

    한림농협(조합장 차성준)은 최근 소비 촉진을 위해 양배추김치와 양배추떡갈비를 만들어 지역에 있는 식당과 하나로마트를 찾은 고객들에게 나눠줬다. 기존 요리법을 넘어 다양한 양배추 레시피를 보급하기 위해서다.

    4. 제주산 유기농 양배추즙. <제주보타리농업학교 제공>
    제주산 유기농 양배추즙. <제주보타리농업학교 제공>

    ◇아침 공복에 양배추즙 ‘만병통치 약’

    타임지는 요구르트, 올리브와 함께 양배추를 3대 장수식품으로 선정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양배추는 인간을 밝고 원기 있게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채소’라고 했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양배추를 샐러드와 스프 또는 식초와 소금에 절여 끼니마다 먹는다.

    양배추의 다양한 효능 덕분에 양배추즙 상품도 출시됐다. 아침 공복에 좋은 양배추즙은 위의 점막을 보호해 빈속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양배추는 매일 꾸준히 섭취해도 좋을 ‘만병통치 약’이나 다름없다.

    제주지역에서도 양배추즙을 생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김형신 제주보타리농업학교 대표는 ‘유기농 양배추 진액’을 선보였다.

    이 양배추즙은 속잎보다 비타민A와 칼슘·철분 함량이 높은 겉잎의 영양성분까지 담아냈다. 김 대표는 “위와 장에 좋은 비타민U는 양배추 심지에 가장 많은데 유통과정에서 대부분 버려지는 심지까지 즙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생산자연합회장은 “현재 수확 중인 양배추는 상품성이 뛰어나고 수박 크기인 4㎏에 이를 정도로 작황이 좋다”며 “몸에 좋고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제주산 양배추를 구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일보=좌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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