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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노아의 방주- 주재옥(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 기사입력 : 2021-03-01 19: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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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옥 경제부 기자

    신은 타락한 인간을 벌하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켰다. 신은 노아에게 “깨끗한 짐승과 새는 각각 일곱 쌍씩, 부정한 짐승은 한 쌍씩 배에 태워 땅에서 동물의 씨가 마르지 않도록 해라”고 계시했다. 40일간 이어진 대홍수로 인해 모든 생물이 전멸했지만, 방주에 탄 노아의 가족과 동물은 살아남았다. 인류의 전환점이 된 ‘노아의 방주’는 오늘날 코로나 백신 대란을 연상케 한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면적 60%가 빙하인 북극 노르웨이령에 위치한 지구 최대 씨앗창고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다. 이 저장고는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전쟁, 테러가 발생했을 때 특정 식물 종자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보관된 종자만 2억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 걸쳐 2만3185개 토종 종자를 위탁했다.

    ▼씨앗창고가 개방되는 일은 흔치 않다. 여러 나라에서 제공받은 보관 용도의 씨앗이 들어가는 걸 제외하고는 다시 반출되는 일은 없다. 이례적으로 2015년 저장고 문이 열렸다. 시리아 내전으로 종자가 손실되면서다. 시리아는 보관된 씨앗 중 일부를 돌려달라 요청했고, 노르웨이 세계작물다양성재단은 이를 받아들여 종자를 내보냈다.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한 저장고는 인류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국내서도 시작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임상정보를 확보한 뒤 접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코로나 집단 면역이 형성돼 일상이 회복되는 시기를 오는 11월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접종 차질을 빚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일상이라는 노아의 방주를 타려면, 백신에 대한 믿음이 우선이다. 백신 대장정의 끝이 마스크를 벗는 날이길 바라본다.

    주재옥(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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