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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더 기빙 플레지- 김희진(광역자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02-23 19: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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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최근 세계적인 기부모임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기부서약)’의 219번째 기부자이자 첫 한국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봉진 의장은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신년사를 통해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가 됐다.

    ▼더기빙플레지는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부부와 투자가 워런 버핏이 지난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야 하고 평생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이 기부서약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기부자가 직접 기부 내용을 작성해 대중에게 공개하는데, 매년 참여자가 늘어 24개 나라 218명이 가입돼 있다고 한다.

    ▼통큰 기부를 약속한 김봉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의 재산 규모를 볼 때 기부액은 각각 최소 5500억원 이상,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기부 선언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남다른 기부 규모 때문은 아니다. 두 사람은 회삿돈이 아니라 사재를 자발적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사용처를 정확하게 정하진 않았지만 자식에게 부를 되물림하는 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가 접한 재벌들의 기부행태는 기업활동의 연장선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후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또 부를 되물림하기 위해 그들이 행한 각종 불법행위를 수도 없이 봐왔기에 재벌의 기부를 보는 국민의 눈에는 색안경이 씌여 있다. 두 김 의장의 차원이 다른 기부로 숨은 기부왕들이 조명 받고 성공한 기업가를 보는 국민의 시선이 달라질거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재계 기부문화와 재벌의 사회인식에도 신선한 변화가 오길 바라본다.

    김희진(광역자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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