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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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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세 번째 시집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발간

  • 기사입력 : 2021-01-27 17: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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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기영 시인이 ‘유령’들의 입을 빌려 버림받은 인간과 단절된 세계를 고발한 세 번째 시집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를 펴냈다.

    2020년의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단연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좀비가 될 것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바이러스 형태로 순식간에 퍼져 인류의 물질 및 정신세계를 좀먹는다는 것. 4부로 나뉜 이번 시집의 첫 대목은 ‘살아 있는, 유령들’이라는 제하에 묶은 13편의 연작이다.

    이기영 시집
    이기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거대한 묘혈, 흙더미의 다짐은 순식간이었어요 모든 울음을 위로할 틈도 없었어요 밀봉된 슬픔은 너무 빨리 짓물렀어요 이곳은 익사하지 않아도 모두 빠져 죽는 곳이에요/중략/산 자가 죽은 자의 눈을 파먹었어요 죽은 자가 산 자를 묻었어요 모두가 진저리를 치고 있어요’ -(‘살아 있는, 유령들-살처분’ 일부)

    이기영의 시편들 속 ‘유령’은 세상에 대한 ‘의문’을 멈추지 않는 자로서, 유령이 바라본 세상은 산 자가 죽은 자의 눈을 파먹으며 사는 곳, 죽은 자가 산 자를 묻는 ‘거대한 묘혈’이다.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존재를 무화시키는 이 냉정한 세계의 게임은 언제 끝이 날까’ 의문을 던진다.

    이기영
    이기영 시인

    해설을 맡은 신동옥 시인은 “이기영은 고립과 소외에 방치된 이들의 탄식과 비명을 좇아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엑스트라, 최저를 리셋하는 계약직 사무원, 파인텍 고공농성자와 그저 지나가는 행인일 뿐인 자의 걸음을. 걸음을 좇다 그가 내뱉은 독백은 무한의 데시벨을 낳는다. 그는 타자의 결여를 독백으로 메꾸어 저만의 세계를 건립한다.”고 전했다.

    김종민 기자 jm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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