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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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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참말로 그때가 좋았제-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 기사입력 : 2021-01-07 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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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한 해 가장 많이 접했던 소식은 단연코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인류가 산업화에 집중하면서 자연섭리에 역행해온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대재앙은 자연파괴와 오염의 결과라는 것은 자명하다 하겠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오늘날 전 세계로 확산돼 이상기후와 대기오염문제가 과제로 떠올라 나라마다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 나서고 있다.

    자연환경보전, 자연친화적, 탄소 줄이기 등 다양한 해법을 내놓지만 쉬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연에 대한 관심도가 낮기도 하거니와 가까이할 수 있는 여건에 살고 있지도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불과 30~4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는 자연에 기초한 농경사회였던 것이 급격한 도시사회로 바뀌어 왔다. 오늘날 우리 국민 중 농촌인구는 불과 5% 정도이며 나머지 대다수는 도시생활, 그것도 규격화된 아파트 거주 국민이 태반을 넘어 자연과는 다소간 거리가 먼 환경에서 살아들 가고 있다. 더우니까 여름이고 추우니까 겨울이라는 단순감각 외에는 계절별 자연의 변화에 무감각한 채 사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지금의 노인세대들은 대부분 농촌 출신으로써 자연이 곧 삶터였기에 오늘날처럼 굳이 생태체험 기회를 갖지 않아도 자연을 잘 알고 사랑하며 살았다. 비록 학문 이론에는 일천했으나 달력을 보지 않고 달과 별을 보고도, 종달새 울음소리로도, 산과 들의 하찮은 초목이나 곤충들을 보고도 정확히 절기를 알고 씨 뿌리며 가꾸고 거뒀다. 그랬던 많은 사람들은 자연의 파괴와 오염에 몸서리치며 삶터를 물려주고 어느덧 노인세대가 되어 비바람 걱정 없는 도시의 아파트에 갇혀(?) 편안히 지내면서도 자연파괴, 오염이라는 말이 없었던 그리운 지난 시절 아름다운 자연 속의 삶터를 추억하며 ‘참말로 그때가 좋았제’를 입버릇처럼 되뇌는 오늘날이다.

    밝아온 새해, 곧 코로나19로 인한 걱정 없을 새봄이 오면 달래 냉이 꽃다지 돋아나는 논밭언덕으로 봄맞이 나가 자연과 친해보며 사랑해 보자.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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