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의 삶 속에 문화를 즐기는 존재이고 인간이 그런 존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문화를 즐기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문화를 즐기는 것이 아닌 사람이라고 한다. 그럼 문화란 무엇일까? 2001년 유네스코에서 문화다양성 선언을 발표하면서 ‘문화란, 우리 삶의 총체이다’라고 정의하였다.

한국은 세계 많은 나라들 틈 속에서 OECD 국가 중 GDP 12위인 나라이다.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것을 겪은 나라에서 40여년 동안 성장해 왔고, 잘 살기 위해 30, 40년을 보냈다. 그 당시 우리의 행복 지표는 잘 사는 것이었고 그래서 열심히 일했다. ‘그럼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까? 90년대 이후 잘 살면 행복해진다는 믿음이 깨어지기 시작했다. 세계 제일의 경제 강국이라고 하는 미국보다 북유럽이 삶의 질 지수와 행복 지수가 훨씬 높게 나타났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세계적인 위기 사태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면 우리가 잘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OECD 국가 중 행복지수는 28위이며 자살률은 세계 1위이고 건강에 대한 문제를 걱정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문학, 웰빙의 열풍 속에 휩싸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나라는 잘 살고 있지만 개인은 행복하지 않은 사회인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전과 후의 문화는 다르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현재의 위기 속에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보다는 동네에서 가까운 이웃과 놀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다중이 함께 하는 문화에서 나의 일상을 회복하는 문화로 바꾸고 싶어 한다. 나와 가까운 이들과의 지지와 돌봄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지와 연대가 만들어지고, 일상 속에서 관계 맺고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하는 따뜻한 연대를 갖고자 한다.

생활문화는 시민 스스로 문화 감수성을 깨우고 생활 속 문화주체로서의 생활문화를 만들어 일상을 무대로 하는 것이다. 일상의 문화를 통해 즐거운 삶, 활기찬 도시를 만들어가는, 나로부터 시작하는 문화이다. 시민이 예술 관심자가 되고, 생활문화의 향유자가 되고, 동아리 활동가가 되고, 문화 주체가 되는 것이 생활문화이다.

생활문화를 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도성을 구체화할 수 있는 지역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협치를 실천하는 방법의 다양성과 현실성을 수용하게 된다. 시민의 자발적 문화 활동을 할 다양한 공간도 필요하다. 더불어 문화활동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시민 문화활동의 설계와 매개, 그리고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생활문화인력도 필요하다. 더불어 동아리 활동이 상호수용성과 다양성으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 그 결과가 문화적 행위로 이어져 문화적 돌봄과 안전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생활문화가 시민의 삶의 질과 관계망의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며 시민 동원 사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활문화는 각 마을단위별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단위에서 진행될수록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체로 나올 수 있다. 40, 50년 된 노포에서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그 동네만의 문화이자 공동체의 중심이 되며 그러한 발견을 통해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생활문화의 지역화이며 일상화이다. 이렇게 생활문화 참여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꿀 때 우리의 삶이, 골목이, 동네가, 우리 마을이 재미난 일로 넘쳐날 것이다.

김은아 (밀양시문화도시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