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경남시론] 해상풍력이 답이다-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

  • 기사입력 : 2020-12-08 21:05:00
  •   
  • 박민원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

    영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국가 전체적으로 큰 장기불황에 빠진다. 이는 제조업의 불황으로 이어지고, 실업률이 급증하고, 인플레이션은 물론 생활수준이 선진국으로의 지위를 위협받기까지 한다.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 영국총리는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며, 사회보장제도의 축소 등 가난한 이들의 편보다는 자유시장 경제논리를 강조하게 되며,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된다. 그런데, 한때 세계를 지배한 영국에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바로 북해 유전이 발견된 것이다. 북해(North Sea)는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가 접한 바다로서 그냥 바람만 강하게 부는 그래서 항해와 어업활동하기가 너무도 힘든 그저 그런 바다였다. 이곳에서 여러 유전이 동시(한곳이 발견되어 여러곳을 파 보았겠지만)에 발견되며, 영국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와 같은 나라들이 큰 경제적 도움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북해의 첫 번째 선물이다. 때론, 리소스커스(Resource Curse; 자원의 저주)라고 하여 자원이 있어 오히려 불행해 지는 경우의 나라도 허다한 사실은 잠시 접어두자.

    그런데, 최근 북해의 두 번째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전해지고 있다. 바로 바람이다. 바람만 강하게 불어 쓸모없던 바다가 바로 그 바람으로 인해 다량의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의 국가재생에너지 실천계획(National Renewable Energy Action Plan)에 따라 올해까지 전기에너지 생산의 30%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채운다는 계획도 두 번째 선물의 결과다. 2019년말 통계로 29.6%를 달성하여 실현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난 엑션플랜이라는 단어를 매우 좋아한다.

    신재생에너지 중 육상의 비중도 높지만, 해상풍력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북해의 바람이 주요원인)하고 있으며, 풍력에너지 전체가 재생에너지의 45%를 차지한다. 이에 고무된 영국정부는 2030년까지 영국전체 전기에너지의 30%를 해상풍력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게 바로 ‘해상풍력 산업 약속(Offshore Wind Sector Deal)’이다. 비전은 제시할 때, 무리해 보이지만,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무형적 자산을 확보하게 되고, 달성된 후, 새로운 비전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해상풍력 산업 약속 중에 특이한 점은 해상풍력 여성인력의 비중을 2030년까지 3분의 1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말 그대로 초라하다. OECD 중 최저수준임에는 두말할 것도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노력은 하지만, 그림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움직임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큰 그림에서 외면 당하는 믿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울산 앞바다를 중심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이 2021년부터 착공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울산 앞바다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양질의 바람이 아주 일정하게 불어오고 있다. 북해의 바람보다는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바람이 아니다. 많은 부품회사들 제조사들이 경남에 위치하고 있어서 부울경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된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아이디어를 국내에서 최초로 제안한 울산대 교수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8년전 부산의 한 호텔식당에서 그 당시에는 생소한 부유식 해상풍력(국내 조선기술 활용가능)이 답이라고 하며, 강하게 어필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이 이야기로부터 8년이 지나,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소 늦었지만, 국내기술자들을 믿고 국내 상황에 맞는 미래비전을 다양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건 안된다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이렇게 바꾸어 가자라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바람에 기대어 본다.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