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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역전(逆轉)- 김희진(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11-30 2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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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NC의 승리로 끝났지만, 지난 20일 3차전은 NC 팬에게는 머리가 쭈뼛 서는 날이이었다. 1회 NC가 선취점을 냈지만 2회 두산이 2대 1로 뒤집었고, NC가 3·4회 잇따라 5득점하며 판세를 엎었지만 결국 두산이 역전승했다. 역대 3차전 우승 팀의 최종 우승 확률이 93.3%에 달하는데다 역전승에 능한 미라클 두산에 행여 우승을 뺏기는 게 아닌가 노심초사했는데, 아마 두산 팬들은 엔돌핀이 샘솟는 날이었을 거다.

    ▼형세가 뒤집힌다는 뜻의 역전은 그 극적임 때문에 종종 ‘역전 드라마’라 표현된다. 픽션, 경기, 선거 등에서 역전드라마가 펼쳐지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여러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2002년 월드컵 때 16강전에서 국가대표팀이 연장전 끝에 이탈리아에 2대 1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을 때 온 국민은 함께 짜릿함을 느꼈으며 지지율 꼴지 후보에서 대선에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쓴 역전극에도 온 나라가 들썩였다.

    ▼수십년간 지속된 투자·지원의 불균형 속에 국토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넘는 2500만이 모여사는 현실에도 대역전이 필요한 때가 왔다. 수도권 공화국의 위세 속에 소멸의 위기에 위태롭게 맞선 지방정부들이 그들만의 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 다극체제를 구상 중인 경남은 부산, 울산과 함께 ‘동남권 메가시티’를 구축해 800만 인구의 미래 비전을 설계하고 있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경·부·울이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토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정부와 국회의 강력한 의지, 수도권 인구들의 기득권 포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연대와 통합이 함께 작용할 때 가능한 역전 드라마다. 지역에서도 문화예술을 누리고,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하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으며 대중교통 이용 한 번에 해외여행을 위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라며 경남발 역전이 성공하길 빈다.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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