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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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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인하… 저신용자 불법사금융 내몰리나

내년 하반기 24%서 20%로 낮아져
“금융 사각지대 보호제도 보완 필요”

  • 기사입력 : 2020-11-26 20: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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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내려간다. 저신용자들이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길을 터주면서도,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부작용은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조치로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208만명이 매년 약 4800억원에 달하는 이자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의 고금리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고금리를 낮춰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이자제한법을 폐지했다가 부작용이 심해지자 2002년 대부업법을 제정하고, 2007년에는 이자제한법을 되살렸다. 2002년 연 66%였던 법정 최고금리가 단계적으로 내려가면서, 2018년 2월 현재 수준인 연 24% 떨어졌다.

    일각에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차주의 대출 기회를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이상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고금리가 20% 내려가면, 올해 3월 말 기준 20% 초과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31만6000명은 다시 대출을 받기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대출 탈락자 중 3만9000명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도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저신용자나 취약계층의 경우 은행권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비금융권을 이용할 소지가 크다. 이마저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업이나 사채업으로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서민금융 공급을 통해 구제한다는 방침이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금융 사각지대를 보호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금융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대상자들 대부분 대출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절차가 까다로운 제도권 금융을 간과하고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다. 정부 차원의 자금을 조성해 지원하거나 저신용자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 금리 부담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11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대출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11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대출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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