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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한국 재료의 위상 변화 - 이종욱 (두산중공업 소재/제조개발센터장)

  • 기사입력 : 2020-11-22 21: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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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6년 재료연구소(당시 한국기계연구원 창원분원)에 한일브레인풀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왜 우리나라는 선진국처럼 재료연구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나’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24년의 세월이 흐르고 난 지금,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독립된 재료연구기관이 탄생하게 되어 기업체에서 소재를 연구하는 필자로서는 새로운 소재 및 공정개발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1997년 두산중공업(당시 한국중공업)에 전문직 주임연구원으로 입사해 소재개발을 담당하면서, 필자는 재료연구소와 함께 발전설비용 터빈 로터, 전기/전자나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을 사출하는 금형공구강, 국가 핵심기술인 고질소강(High-Nitrogen Stainless Steel), 철강의 무게를 10% 이상 경량화한 경량철강(High Mn-Al Stainless Steel) 등에서 제조 원천 요소기술들을 도움 받을 수 있었다.

    또한 2019년 8월, 일본으로부터 야기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이슈가 국가 R&D정책과 연계되면서, 2020년부터 진행하는 가스터빈용 소재/제조기술 개발, 복합화력의 스팀터빈용 소재/제조기술 개발 등의 국가 소부장 국책과제와 경남 소재·부품 신사업 발굴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서 재료연구소는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 있고, 기업체가 자생력을 가지고 연구개발과 사업화가 이루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재료연구소가 이제 한국기계연구원으로부터 독립하여 새롭게 한국재료연구원으로 승격하게 된 배경을 보면, 첫째 일본의 기습적인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첨단소재의 중요성이 급부상했고, 둘째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추세와 현 정부의 한국판 그린뉴딜 및 소부장 정책에서 국산 소재의 자립화가 시급해졌고, 셋째 국내 소재연구 개발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초대 원장으로 선임된 이정환 현 원장님을 비롯한 이전 재료연구소와 정부부처, 그리고 경남도와 창원시, 창원상의 등의 지방자치단체·기관 및 국회의원들의 관심과 지원이 더해져 재료연구소의 독립법인화가 이루어졌고, 지난 20일 재료연구소는 ‘한국재료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길을 나섰다.

    이렇듯 한국재료연구원으로의 승격은 많은 이들의 염원으로 이루어졌다. 기존의 재료연구소의 역할에 더해 ‘소재·부품 플랫폼 및 실증화 연구개발’, ‘소재·부품 표준화’ 등이 정관에 반영됐으며, 소재·부품 플랫폼은 한국판 그린뉴딜의 디지털 비대면 사업을 위한 지식 공유 온라인 플랫폼과 일맥상통한다. 뿐만 아니라, 특히 기계 산업의 중심지인 창원 기계산업공단의 노후화에 대응한 스마트 산단으로의 변화에 이바지할 것은 물론, 대·중·소기업과 한국재료연구원과의 상생 방안이 잘 이루어진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재료연구원의 궁극적인 모습은 국가 소재연구개발의 구심점으로서 국가 소재산업 발전 및 국가·사회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 소재/제조 원천 요소기술을 사업체의 현장기술과 어울려지도록 중소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수요 대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유도해 소재개발 기간 단축과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소재 데이터 수집·공유·활용 플랫폼을 이용한 새로운 소재개발 등이 혁신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이종욱 (두산중공업 소재/제조개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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