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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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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인근 출퇴근 많아 ‘광역 전파’ 우려

‘코로나 청정지역’ 무너진 하동군
공무원 상당수 진주·사천 거주
광양시 등 전남지역 교류도 많아

  • 기사입력 : 2020-11-19 21: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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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오전 11시20분, 코로나19 발생 관련 긴급 언론 브리핑에 나선 윤상기 하동군수는 공식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잠시 울먹였다.

    “1년 정도 청정지역으로 지켜왔는 데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너무 허탈해서 어제 잠을 못 이뤘다”며 상심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윤 군수의 말처럼 하동은 지난 2월 사천에서 방문한 시민 1명이 확진된 이후 9개월간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유지됐다.

    도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하동군보건소 선별진료소 천막이 돌풍에 날아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도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하동군보건소 선별진료소 천막이 돌풍에 날아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17일 A중학교 교사와 학생 등 2명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이후 지역 감염이 확산되면서 19일 낮 12시 현재 군내 확진자는 19명으로 늘었다. 전날 A중학교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 검사에서 학생 교사 등 13명, 하동읍 소재 B중학교에서도 학생 1명이, 학원강사도 3명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전수조사가 끝난 A중학교 외 읍내 B중학교에 대해서도 19일 교직원과 행정요원들을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시행됐다.

    전날 A중학교에서는 학생 134명, 교직원 34명 등 모두 168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이뤄져 이 중 8명의 학생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19일 B중학교 전 학생·교직원, 학생들이 다닌 PC방 관계자, 식당종사자 및 자발적 검사요청자 등 500여명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도 큰 관심사다.

    코로나 발생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읍내 식당마다 인적이 뜸해지면서 썰렁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확진자의 부모 2명이 하동군청 직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이 근무하는 2개 과가 잠정 폐쇄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도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하동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군민들이 전수검사를 받고 있다./성승건 기자/
    도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하동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군민들이 전수검사를 받고 있다./성승건 기자/

    군민들의 이용이 많은 알프스종합복지회관과 경로당, 문화예술회관, 체육시설 등은 모두 폐쇄됐다. 1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각종 행사는 집합금지명령에 따라 모두 취소됐다

    하동 코로나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동선이 활발한 학생들이 주로 감염됐다는 점이다. 여기다 하동군내서 근무하는 행정·교육공무원들의 상당수가 인근 진주 사천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데다 광양 등 주변 지역과도 교류가 많은 지리적 특성이 있는 만큼 광역 전파의 우려도 높다는 점이다.

    군이 학생들의 동선을 파악한다고 하지만 이미 상당한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긴장의 수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윤상기 군수는 “확진된 학생들이 다닌 학원과 탁구장 등 공공장소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군내 교직원과 행정공무원 일부가 진주 등 여타 시군서 출퇴근하는 만큼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체 중학교와 고교를 전수 검사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소방서, 경찰서, 교육청 등과 업무협조 체계를 구축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폐쇄조치된 시설에 대해서는 행정과 경찰이 운영여부를 함께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8일 하동군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지 3시간도 지나지 않아 2단계 격상이 아닌 ‘2단계 수준 격상’으로 번복 발표한 것은 기초지자체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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