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30일 (토)
전체메뉴

[동서남북] 진주한량무 보존회 내부 갈등-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11-12 20:18:26
  •   

  • 진주한량무는 1979년 5월에 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진주시 최초의 무형문화재다.

    한량무는 한량과 중, 별감이 한 여인을 유혹하는 내용을 춤으로 표현한 무용극이다. 고종조 정현석의 교방가요에 한량무 승무가 기록된 것으로 미뤄 조선 말엽에 성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진주한량무 전수회가 첨예한 내부 갈등으로 인해 시끄럽다. 어떤 단체든지 구성원 간 다툼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각자의 개성이 뚜렸한 문화예술계는 더 큰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진주한량무 보존회의 내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다, 자체 해결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안타까움이 크다. 과거 한량무 보존회는 내분 사태가 벌어져 끝없이 싸우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전승교육 등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후 경남도문화재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내부 갈등을 가라앉히고 정상화시켜 현 보유자 중심의 체재로 전승활동이 재개됐다. 하지만 정상화된 지 3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유자 A씨 측과 전수조교이며 사무국장인 B씨 측의 갈등이 발생해 지금까지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보존회 측이 B씨를 해임하고, 회원에서 제명하면서 그에 대한 효력여부를 다투고, 이 과정에서 고소, 고발, 진정 등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진주시를 비롯한 경남도 등 관계기관들까지 수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서로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아 해결될 기미는 아예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보존회 측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진주시가 행정을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시가 진주한량무를 토요상설공연에서 배제하고, 예산지원을 중단한 조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보존회 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 당국의 말썽 있는 단체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과 토요상설공연 배제는 당연한 것이다. 또 특정인의 횡령, 유용 등에 대한 사무감사를 요청했지만, 이 또한 잘못된 주장이다. 당사자는 이미 검찰수사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시가 감사에 나설 명분이 없다. 자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키면서 지원은 다 받겠다는 생각은 매우 이기적이다. 시민들은 이번 내부 갈등이 누구의 잘못으로 촉발됐는지, 누가 잘했는지는 관심이 없다. 다만 내부 문제는 진통을 겪더라도 내부에서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결국 진주한량무의 말썽 사태가 전례 없이 경남도문화재의원회에 두번째 상정될 전망이다. 이번에 상정되면 과거 중단 조치보다 더 강한 문화재 해지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진주한량무의 내부 갈등 사태는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가 될 수도 있다.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강진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