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달빛 조회- 서일옥

  • 기사입력 : 2020-08-06 08:11:25
  •   

  • 까불대는 나무는

    조용해라 타이르고

    밤낮을 울어대는

    매미는 다독이며


    달빛은 조회대 위에서

    훈화를 시작한다.


    잃어버린 축구공은

    주인이 찾아가고

    망가진 자전거는

    고쳐 다시 타라고


    달빛이 조곤조곤히

    일러주는 한밤중


    ☞오랜 세월 교직에 있었던 시인은 여름밤 달빛이 내린 조회대를 그냥 스쳐 지나지 못했나 보다. 아이들 없는 조용한 운동장에서 나무에, 주인 잃은 축구공과 망가진 자전거까지 찬찬히 비추는 달빛. 그리고 훈화 말씀. 학창시절 운동장에서 전교생이 모여 했던 조회는 지루하고 재미없었지만 달빛조회가 열리는 날에는 왠지 그 한 귀퉁이에 서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마다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학교 운동장은 다시 심심해졌겠다. 어쩌면 매미나 개미들, 메뚜기가 주인이 되어 운동장을 신나게 뛰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장진화 (아동문학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