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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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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33) - 알아내다, 쇳가루, 뚫다, 감다, 갈다, 쓰다

  • 기사입력 : 2020-08-04 07: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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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3쪽부터 6쪽까지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쪽 첫째 줄에 ‘이렇게 하여 만든 것이 전자석이다’라는 게 나오는데 ‘전자석’만 빼고 다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넷째 줄에 ‘~라는 사람이 아주 재미있는 일을 알아내었다’가 나옵니다. 여기서 요즘 배움책(교과서)나 다른 책에서 많이 쓰는 ‘발견하다’는 라는 말을 쓰지 않은 것이 새로웠는데 앞으로 ‘무슨 일을 알아내다’라는 말을 자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걸쳐 ‘전류를 끊으면 자침은 먼저 자리에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요즘 많이 쓰는 ‘차단하면’이 아니라 ‘끊으면’이라고 했고 ‘먼저 자리에 돌아간다’는 쉬운 말을 써서 좋았습니다.

    다음 아홉째 줄부터 열둘째 줄까지 이어진 월에서도 ‘따로 따로 놓고’, ‘쇳가루를 뿌린다’ ‘손으로 가볍게 친다’는 쉬운 말을 쓰고 있었습니다. 3쪽 마지막 줄부터 4쪽 첫째 줄에 걸쳐서 ‘~가루가 늘어선 모양을 견주어 보자’에서도 요즘 많이 쓰는 ‘비교해 보다’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생각해 보자’,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 나오는 ‘어느 쪽을 가리키고 서는가?’, 일곱째 줄에 나오는 ‘서로 어떻게 일하는가?’, 열둘째 줄부터 열넷째 줄에 걸쳐 있는 ‘같은 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까지 쉬운 토박이말을 써서 참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열째 줄에 나오는 ‘뚫고 나가는’이라는 말이 더 반가웠는데 요즘 많이 쓰는 ‘통과하는’을 쓰지 않고도 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5쪽에도 첫째 줄에 ‘알아보기로 하자’, 셋째 줄에 ‘두 끝을 따로 가까이 가져가 보자’, 열다섯째 줄에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와 같이 쉬운 말을 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앞에서 나온 ‘견주어 보다’, ‘끊다’, ‘이어 보자’와 같은 말이 되풀이해서 나와서 또 반가웠습니다.

    6쪽 첫째 줄과 둘째 줄에 걸쳐 나온 ‘감음’ ‘갈다’는 말이 낯설면서도 반가웠습니다. 요즘 책에는 흔히 ‘감는 횟수’라는 말을 쓰지 ‘감음’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다’라는 말도 여기서 이렇게 써도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갈다’를 말집 사진에서 찾으면 ‘이미 있는 사물을 다른 것으로 바꾸다’는 뜻도 있고 ‘어떤 직책에 있는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다’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바꾸다’, ‘변경하다’, ‘교체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쓸 수 있는 말이고 ‘누구를 경질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덟째 줄의 ‘못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열다섯째 줄과 열여섯째 줄에 나오는 ‘본 일이 없는가? 어떠한 곳에 쓰는가?’도 쉬운 말로 되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끝에 있는 ‘쓰다’가 ‘이용하다’가 아니라 더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쉬운 말로 만든 옛날 배움책에 마음을 쓰고 배우자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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