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경남말 소쿠리] (159) 찌다, 뿌레이

  • 기사입력 : 2020-07-10 08:09:53
  •   
  • △서울 : 경남에서 지난 10년간 황혼이혼은 늘고 신혼이혼은 줄어들었다더라. 황혼이혼이 늘어난 이유는 신중년층이 증가하면서 과거 세대와는 달리 명분과 격식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즐기려는 때문이라더라고.

    ▲경남 : 엣날에는 부부가 젊을 직에는 사랑으로 살지만, 나이가 들모 정으로 산다 캐쌓았다 아이가. 인자 사람들 생각이 마이 바뀐 기라. 니 말맨쿠로 오시 사람들은 멩분 겉은 거카마(보다) 저거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이 그런 거 아이겄나. 이바구하다 보이 엣날 내 겔혼식 때 반지로 찌아주던 생각나네. 그때는 집사람을 억바이 사랑했다. 아, 지금도 억바이 사랑한다.ㅎㅎ

    △서울 : 내가 보기에 넌 결혼 잘한 거 같아.ㅎㅎ 결혼한 게 오래 안 된 것 같은데 세월이 참 빨라. 벌써 친구들이 자식들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오더라고. 그건 그렇고 반지를 ‘찌아주던’은 ‘끼워주던’ 뜻이지?

    ▲경남 : 하모. ‘찌아다’는 포준말로 ‘끼우다’ 뜻이고, ‘찌다’는 ‘끼다’의 뜻인 기라. ‘반지로 찌다’, ‘날이 칩을(추울) 때는 장갑을 찌야제’ 이래 카지. 그라고 찌다는 젙(곁)에 두거나 가까이 하다 뜻으로도 씨는데 ‘자알매는 맨날 철호만 찌고돈다’ 카지. ‘자알매’가 ‘작은어머니’ 뜻인 거는 알제?


    △서울 : 자알매의 뜻은 알지. ‘잔어매, 자알매’라고도 한다고 네가 전에 가르쳐 줬잖아. 그리고 ‘찌고돈다’는 표준말 ‘끼고돌다’로 이해하면 되겠네.

    ▲경남 : 엣날 겔혼식 때 다 모도 검은 머리가 파 뿌레이 되도록 사랑함시로 살기로 언약했다 아이가. 언약한 그 마음대로 펭상 살모 좋을낀데 그쟈.

    △서울 : ‘뿌레이’는 ‘뿌리’를 말하는 거 같은데, 자세히 설명해 줘.

    ▲경남 : 뿌리는 겡남말로 ‘뿌레이’라꼬도 마이 카고, ‘뿌링이(뿌리이), 뿌렝이, 뿌렁구, 뿌룽구, 뿔거지, 뿔개이’라꼬도 칸다. 포준말 뿌리도 마이 씬다.

    △서울 : 결혼하는 모든 사람들이 검은 머리가 흰 파 뿌레이가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뤘으면 좋겠어.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철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