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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코로나19 상황이 한국교육에 던지는 질문- 김성열(경남대 교수 한국교육학회장)

  • 기사입력 : 2020-06-09 20: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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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열 경남대 교수 한국교육학회장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의 일상을 상당 부분 바꿔 놓고 있다. 빅 데이터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그 중 하나가 외출과 모임의 자제 및 취소, 일자리 축소, 재택근무의 확대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공간과 사회적 관계가 축소된 것이라고 한다.

    학교의 교육활동 모습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많이 변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지고, 실제 등교 전까지는 온라인 강의가 교실 수업을 대신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이었고, 가보지 않는 길이었다. 온라인 교육의 실시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없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이 안정화되면서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 상황은 우리들의 교육활동 양상을 돌아보고 새롭게 구상해보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코로나19 상황은 우리 교육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요구하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은, ‘교육은 대면상황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는가?’이다. 교육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 학부모 중 62.60%가 원격수업이 학습결손 예방에 도움이 되었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 교육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교육적 상황에 따라 대면교육과 비대면 교육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질문은 ‘교육에서 ICT를 활용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는 IT 강국이어서 온라인 교육을 가능하게 할 기반이 충분하게 갖추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상황은 그렇지 않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가정에서 온라인교육에 접근할 수 없는 초·중·고등학교학생들이 전국적으로 26만 7000여명에 이르렀다. 한 교원연수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온라인 수업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교사들도 60% 남짓이나 되었다. 이번 코로나 상황을 통하여 교육에서 ICT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세 번째 질문은 ‘이번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한국교육은 미래교육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없는가?’이다. 앞으로 교육의 방향이 교실에서의 실제 수업과 온라인 교육이 어우러지고 디지털기기와 자료를 활용하는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라면, 이번 상황에서의 압축된 시행착오와 성공의 경험은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직교사 및 예비교사들이 ICT 활용 수업능력, 비대면 상황에서 수업과 학급경영, 학생들을 지도하는 능력을 길러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이 우리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학생들 사이에 여러 가지 요인으로 발생하는 학습격차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이다. 온라인 수업 실시 후 발생한 학생들의 학습격차에 대한 확인은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온라인 수업 및 학습 상황에서는 실제 교실 수업에서보다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소외지역 및 취약 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학습격차를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 개별 맞춤형교육과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은 우리 학교교육에 분명 위기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교육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처럼 이번에 확인한 온라인 교육을 통해서 확인한 우리 교육의 가능성을 학교교육의 혁신과 미래교육의 발전을 위한 에너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국가적 수준에서 종합적인 구상을 세워야 할 때다.

    김성열(경남대 교수 한국교육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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