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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잡담 둘- 김흥구(행복한요양병원 부이사장)

  • 기사입력 : 2020-06-08 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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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흥구(행복한요양병원 부이사장)

    첫 번째: 2020년 코로나 원년

    지구의 은둔 실력자 스텔스 바이러스의 기세가 사납다. 오대양 육대주를 종횡무진하며 지구를 감염 중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체면은 구겨지고 진화된 바이러스는 조용히 인류에게 다가와 감염을 종용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감염을 퇴치하고 소중한 일상으로의 귀환과 생존을 향한 저항은 거세다. 마스크 착용과 약간의 우울증을 동반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세계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했고 연이어 진행 중인 대공황에 버금가는 바이러스 경제전쟁의 전망은 불투명하고 암울한 예측만이 거듭되고 있다.

    영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 년·월·시의 매듭은 이를 활용하는 인간 지혜의 산물이다. 사랑과 박애를 모토로 한 성자의 생존 시기에 의한 기원전과 서기로 기록되던 이 시간의 분류도 코로나 전(before corona)과 코로나 후(after corona) 로의 정립이 시도 중이다. 몽상가 토마스 프리드먼은 2020년 올해를 코로나 원년으로 일컫는다. 바이러스 침공에 대한 미국의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와 일본의 올림픽 개최를 위한 경제적 대응이 방역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우물쭈물 대응하던 유럽 선진국의 방역 성적표도 초라하다. 획기적 경제 성장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경제대국 일본을 누르고 근대 시민혁명을 통한 민주주의 산실인 유럽을 제치고 대한민국이 방역선진국이라는 외신 보도는 반갑고도 당황스럽다.

    불과 3년 전에 촛불 든 광화문 거리의 100만 인파가 외쳤던 “이게 나라냐”는 함성이 아직 귀에 쟁쟁한데 벌써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두 번째: 21대 총선 뒷담화

    경상남도선거관리위회 1층에 이런 팻말이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의미는 알겠는데 은유적 표현이 아리송하다. 꽃을 축제로 변환이 가능하다면 21대 국회의원선거 축제는 끝이 났다.

    선거는 어쩌면 어설픈 나의 생각을 국민의 뜻에 투영해 보는 과정 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종종 정답(당선자)을 잘 못 맞춘다. 학창시절 시험에서도 오답(낙선자)이 많았다. 주권의 행사는 사실 옳고 그름과는 무관하다. 단지 최고의 적임자를 소신껏 선택 하는 일인지라 승복하고 수긍해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 지형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東高西低)다. 대체로 물도 동에서 서로 흐른다. 이번 선거 지도는 동쪽이 붉고 서쪽이 푸른 동홍서청으로 나타났다. 지난 선거보다 지역주의가 고착된 형태다. 승패는 확연히 갈라졌다. 공감과 소통 부재로 무장한 함량 미달의 홍군이 상품보단 평가절상된 청군에 완패했다. 여기서 홍군과 청군의 임무는 갈라진다. 청군은 시급한 코로나 경제전쟁에서 도탄에 빠진 민생을 해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부여 받았다.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후에는 빠른 추격자를 넘어서 글로벌 선도국이 되기를 희망한다.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어설픈 투쟁 일변도로 일관했던 홍군은 국민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렸다. 발상의 전환이 없는 한판 승부였다. 홍군은 일로 정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절차탁마(切磋琢磨)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정신으로 조고각하(照顧脚下) 하야 일신 또 일신을 위한 외롭고 고독한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한다.

    득표 스코어는 49.9% 대 41.5%. 청군이 자만하고 홍군이 지나치게 낙담할 정도는 아니다. 벌써 2년 남짓 남은 축제가 기다려진다. 그분도 이미 출발하셨다는 기별이 왔다. 성큼성큼 주절주절 잡담이 길어졌다. 큰일이다. 다언삭궁(多言數窮·말이 많으면 자주 곤경에 빠짐)인데….

    김흥구(행복한요양병원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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