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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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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으로 편의점서 고가도 잘 팔려

13~17일 편의점 생필품 매출 분석
면도기 45%·남성화장품 48% 증가
과일·돼지고기·양곡류 50% 신장

  • 기사입력 : 2020-05-20 21: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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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에서 와인이랑 폼롤러(운동기구)를 잘 사진 않잖아요? 편의점 물품 중에 비교적 고가니까. 그런데 이번 주엔 몇 개나 팔렸어요.”

    20일 김해 진영읍의 한 편의점 점주는 지난주 고가의 와인이 5병 정도 팔려나갔다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편의점에는 최근 4병에 1만원 하는 수입산 맥주가 동이 나기도 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편의점 상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고가로 여겨지는 상품 수요가 크게 뛰고, 대형마트에서나 구입하던 생필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편의점 일상 생필품 매출을 분석해본 결과 직전 주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창원의 한 편의점 입구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20일 창원의 한 편의점 입구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세븐일레븐의 경우 남성용 면도기가 45.2%, 남성 화장품은 48.1% 매출이 늘었다. 이 품목은 편의점 상품 중 비교적 고가로 분류되는 품목이다. 아이스크림도 고가 아이스크림 매출은 21.6% 뛰면서 저가형 아이스크림 매출 증가율 9.9%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와인과 양주 매출도 각각 17.2%, 12.8% 올랐다. 여기에 생필품인 샴푸, 비누, 칫솔도 매출이 13.6% 늘었고 기저귀 매출도 17.2% 증가했다.

    GS25에서도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6∼17일 헤어, 바디세정용품 매출이 직전 주말 대비 265.6% 증가했다. 스포츠용품 매출도 111.7% 증가했고 과일류와 돼지고기, 수입 소고기, 양곡류 매출도 50% 이상 신장했다.

    CU에서도 지난 주말 와인 매출이 23.3% 증가했다. 과일 채소 등 식재료 매출이 14~16% 증가하는 등 편의점 장보기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이마트24에서도 지난 13~17일 어린이 음료가 71.5%로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기저귀 54.1%, 완구 24.7%, 아기물티슈 18.3% 등 육아용품이 많이 팔렸다. 고가에 속하는 양주와 이어폰·에어팟 케이스 매출도 각각 29.4%, 27.3% 늘었다.

    이같은 편의점 장보기가 늘어난 현상은 대형마트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되면서 접근성 좋은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가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편의점 주요 고객인 1인 가구 재난지원금은 40만원으로 인당 기준으로는 가장 많아(2인 50만원, 3인 80만원, 4인 100만원) 1인 가구의 심리적인 부담이 줄면서 소비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인 김모(창원시·35)씨는 “평소에도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데, 재난지원금을 지급받고 공돈이 생겼다는 생각에 이전에는 편의점에서 사지 않았던 제품을 몇 개 샀다. 맥주 사러 갔다가 위스키도 한 병 사는 식이다”고 말했다.

    도내 한 편의점 점주는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1인 가구 위주로 정육, 양곡, 과일 등 평소 편의점에서 잘 사지 않던 품목들을 중심으로 장보기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각 편의점이 지역사랑상품권을 이용하면 할인해주거나 1+1 상품을 내놓는 등 재난지원금 공략 이벤트를 내놓으면서 덩덜아 매출 비중이 크지 않던 고가 제품 매출이 느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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