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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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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승의 날을 씁쓸하게 하는 교권침해

  • 기사입력 : 2020-05-14 20: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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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교권 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다. 해가 갈수록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고 교권침해로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학생의 교권침해 유형도 폭언, 상해, 성범죄 등 입에 담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심지어 교사들은 교권침해보험까지 가입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스승을 공경한다는 이 속담은 이제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우리 교육 현장의 현주소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교권침해 발생 건수는 1만3756건이며, 2018년 2454건으로 전년에 비해 줄어들다 2019년에는 2662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2015년 3346건에서 2019년 2435건으로 감소했으나,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2015년 112건에서 2019년 227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금 50대 이상이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학생 교권침해 유형은 폭언·욕설 1345건, 수업방해 364건, 상해·폭행 240건, 성범죄 229건 등 순이다. 초등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거나 성희롱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급증하는 것은 처음부터 사제지간의 소중함이 무너져버린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교권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소송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소송비 지원은 59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교총은 길게는 몇 년씩 걸리는 소송으로 이어져 정신적, 육체적으로 교사들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결국 교육력 약화를 초래한다. 이뿐인가. 교사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구제하기 위해 교권침해보험 가입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니 지난해 개정된 ‘교권 3법’을 빠르게 현장에 안착시켜야 한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우리 사회는 교권존중, 스승에 대한 은혜와 공경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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