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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사회
꽃 속에 파묻혀 꽃이 되고픈 얼굴들
구름의 등에 기대어 파안대소 하고 있다
꽃길만 걸어가고파
쓰고 있는 일기장일까
봄이 소환하는 글씨는 샛노란 빛
포자를 머금고 온 얼굴 없는 바이러스에
바람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고 있다
허리띠 동여매고 침묵하는 꽃무리들
‘출입금지’ 현수막이 허공에서 콜록대는데
꽃대를 일으키려고
나비들이 부산스럽다
☞시인의 말
해마다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던 사람들의 얼굴은 웃음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통제된다고 하네요. 마스크도 쓰지 않고 몰려드는 인파로 인하여 일어날 수 있는 전염을 예방하기 위함이겠지요. 드론이 누리꾼들을 위해 영상작품을 인터넷에 올려놓기도 하지만, 꽃과 일심동체가 되는 기분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요.
저 꽃대 하나 세우려고 바람은 얼마나 자주 제 무릎을 꿇었을지, 햇볕은 제 살 태워가며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쏟아 부었을지, 상상을 해봅니다. 쓰러진 꽃대를 부축하려는 듯 나비들의 날갯짓이 마치 감염 위험성을 알면서도 대구로 자원해서 달려간 의료진 같았습니다.
나비효과, 그 아름다운 전진에 우리 모두 날개를 활짝 폅시다. (202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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