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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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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소협력사 위해 100억 내놓은 KAI

  • 기사입력 : 2020-05-07 20: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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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중소협력사를 위한 상생협력기금 10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KAI는 어제 본사에서 안현호 사장과 협력사 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협약을 맺었다. 올해와 내년에 각각 50억원을 출연하는 것이 골자다. 이 기금은 20여 중소협력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신기술 및 원가절감 공정 개발 등에 쓰일 예정이라 더 값지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부품 수주가 급감해 자신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협력기업의 어려움을 못 본척하지 않겠다는 실천적 행보다. 돋보이고 아름답다. 특히나 우리네 기업문화가 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 갑질 횡포로 얼룩져 있는 상황이라 울림을 더 한다. 흉년에는 양식을 풀어 굶는 사람이 없도록 했던 경주 최 부잣집의 가훈을 연상시킨다. 모두 동반상생을 위한 실사구시의 전형이다.

    KAI의 ‘협력사 상생 프로그램’은 이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 1월에는 협력사 경영개선을 위한 단가인상에 100억원을 내놓았다. 일부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관행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협력사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자금도 50억에서 100억원으로 늘렸다. 경상남도 상생자금 이차지원사업과 연계한 운전자금 200억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협력사 유휴인력 지원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과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을 추진해 300여명의 고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회만 있으면 자신들의 경영부실 책임을 협력사에 떠넘기기 바쁜 일부 대기업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일들이다.

    정부도 민간기업의 상생 자구책을 지켜만 볼 일은 아니다. 큰 어려움에 봉착한 사천지역 항공업체들에 더 관심을 갖고 지원방안에 나서야 한다. 실제 이 지역 항공제조업체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년대비 매출이 70% 이상 줄면서 절박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진주·사천지역 경제단체와 유관기관들은 ‘항공제조업 생존 비대위 추진단’을 꾸려 난국 타개에 직접 나섰다. 이들은 첫 일성으로 정부 긴급지원 7대 기간산업에 항공제조업도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긴급지원대상에서 항공제조업이 왜 빠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의 신속한 용단이 필요하다. 그래야 ‘애민(愛民) 국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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