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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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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제 고현항 재개발 계획 변경 이유있나

  • 기사입력 : 2020-05-03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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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청을 끼고 있는 고현동은 면적은 좁지만 인구 3만6200여명에 이르는 거제의 중심지다. 삼성중공업을 낀 장평동도 인구가 2만명을 웃돌고 있다. 비계획적인 도시 확장으로 이 지역은 밤낮 없이 큰 혼잡을 빚는 것은 물론 주차전쟁은 어느 곳보다 심하다. 지난 2012년부터 추진돼 2015년 착공한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이 오는 2022년 완공되면 주차 숨통이 다소 트이고, 쾌적한 휴식공간이 생기는 등 거제시내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항만 기능을 상실한 고현·장평동 앞바다를 100% 민간자본으로 메워 매립지 59만9136㎡, 공유수면 23만4243㎡ 등 83만3379㎡에 이르는 해양관광 신도심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시와 민간업체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고현동 도심의 주차문제와 공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만2954㎡에 이르는 ‘광장형 문화공원’을 만들고, 지하에는 주차장을 조성키로 2015년 시민대책위원회와 약속했다. 그런데 최근 시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문화공원 자리에 ‘인공해변’이라 이름 붙인 4900㎡ 규모의 유료풀장을 만든다고 한다.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 안대로 문화공원 계획을 변경할 경우 시민대책위와 합의한 광장형 공원이 당초 계획의 30% 수준으로, 공원 지하 주차장도 계획의 20%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공증까지 끝낸 약속을 지금 와서 어기려 하는 지 납득이 안 간다. 재개발 부지에는 주거시설, 상업시설, 호텔 등이 들어서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도 여유롭지 않다. 시 관계자는 “2015년까지는 거제시 경기가 참 좋았지만 지금은 그때하고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 사업시행자가 제안한 변경안은 현재의 어려운 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무런 설득력이 없는 궁색한 변명이다.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대다수 시민들은 시와 시행사 간 긴밀한 유착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랜드마크가 자칫 도심을 어지럽히는 흉물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 막아내야 한다. 변광용 시장은 취임 때 강조했던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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