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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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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격전지를 가다] 창원 성산구

“서민 목소리 들어주고 경제 활성화시킬 후보 찍겠다”
후보 단일화 무산돼 진보정당 위기
이흥석-강기윤-여영국 후보 ‘3파전’

  • 기사입력 : 2020-04-13 21: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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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 선거구의 최대 관심사는 진보정당 후보단일화였다. 하지만 결렬되면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 유세전은 열기를 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미래통합당 강기윤, 민생당 구명회,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석영철, 국가혁명배당금당 조규필 후보가 각축 중인 이 선거구에서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민주당 이흥석 후보, 통합당 강기윤 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 간 3강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각 후보들은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아침 일찍 출근길 인사로 눈도장을 찍은 후 유세차를 타거나 도보 또는 자전거를 타는 등 시간을 쪼개가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주변, 주택가, 공단 등 지역구 곳곳을 누볐다.

    13일 창원성산 국회의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흥석(왼쪽부터) 후보,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 민생당 구명회 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 민중당 석영철 후보가 지역구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13일 창원성산 국회의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흥석(왼쪽부터) 후보,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 민생당 구명회 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 민중당 석영철 후보가 지역구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민주당 이흥석 후보는 이날부터 72시간 릴레이 유세전에 돌입했다. 성산패총 사거리에서 아침 인사 후 중앙동 사무실 밀집지역과 식당가, 반송동 아파트단지와 상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오후에는 반송시장을 찾아 시장 골목을 누비며 명함을 돌리고 인사를 했다. 저녁에는 다시 중앙동으로 장소를 옮겨 유권자를 만났다.

    이 후보는 “창원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김경수 지사-허성무 시장과 함께 일할 집권여당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때 민주당 시장과 지사를 뽑아주셨지만 창원 5명의 국회의원 중 같은 민주당 소속이 없다보니 시장, 지사가 직접 정부에 찾아가 요청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만나는 분마다 창원 경제의 어려움을 많이 말씀하시는데 문 대통령과 김 지사, 허 시장에 힘 있는 여당 의원이 있어야 실제 창원을 변화시킬 사업과 예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강기윤 후보는 이른 오전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빈 후 낮시간에는 유세차에 올랐다. 강 후보는 웅남동 일대, 창원산단 일대를 돌며 창원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가음동, 중앙동, 사파동, 상남동, 반송동, 성주동 등 상가와 전통시장을 찾아 소상공인과 지역민을 만나 소통했다.

    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지역경제 악화 등으로 최대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유세활동을 하고 있다. 유세차량 등을 이용한 시끄러운 선거운동은 줄이고 특별한 일정 없이도 여러 장소에서 시민들과 만난다”고 설명했다. 또 진보정당 등이 단일화로 계속해서 이슈를 끌었지만 창원 성산구민들의 진짜 관심사는 지역경제와 생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원 성산은 생활정치 1번지가 돼야 한다. 이번 선거 때는 소모적인 유세전보다는 창원의 미래 밑그림을 그리고 시민생활과 밀접한 공약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생당 구명회 후보는 반송시장에서 “지역과 이념에 치우치지 말고 인물과 공약, 능력을 보고 뽑아달라”고 말했다. 구 후보는 지난 5일 열린 후보자토론회 이후 지지하는 지역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또 시장을 돌며 명함을 나누면서 “인물은 구명회가 제일”이라며 친근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나라의 일꾼을 뽑는 선거일에 투표장에 가셔서 인물을 잘 보고 가장 일을 잘할 구명회를 뽑아달라”면서 “부동산 투기한 후보, 노동운동한 후보가 아니라 깨끗하고 일 잘하는 구명회를 뽑아주시면 창원의 자랑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 역시 반송동 아파트단지와 대형마트, 전통시장, 대형 상가 등 성산 전 지역을 누비며 통합당에 창원성산을 넘겨주지 않도록 진보 표심을 한 곳에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노제를 지내기도 했던 반송시장을 찾은 여 후보는 유권자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잘 부탁한다고 인사했다. 유세차량에 오른 여 후보는 2018년 여름 노회찬 의원을 함께 떠나보내주신 반송주민들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노회찬의 꿈이 이어지느냐, 무너지느냐 하는 선거다. 표가 분산되면 노회찬의 꿈이 중단된다”며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을 미래통합당에 내어줄 수가 없다. 표가 분산되면 강기윤 후보가 당선된다. 박빙의 승부이고 몇 표가 부족하다”고 진보 표심 결집을 요청했다.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아침 선전전에 이어 당 대표 등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제1호 법안 ‘전국민고용보험제’를 발표하고 서민들의 입장에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민중당과 민중당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아파트 순회유세와 퇴근인사, 상남동 집중유세까지 이어갔다.

    석 후보는 “그간 정당득표 3~4%, 경남에서 7%, 창원에서 10% 득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고 이제 선거가 이틀 남았다.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혁신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민중당, 거대양당의 꼼수 위성정당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민중당에 따뜻한 한표를 부탁한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단일화 무산으로 일부 유권자들의 반응이 냉담한 것도 사실이다. 소신투표를 하겠다는 분도 마지막 기다리겠다는 분도 있다”며 지역 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배당금당 조규필 후보도 유세차량을 앞세워 정당정책 홍보하고 지역구 후보 투표, 정당 투표에 배당금당 지지를 요청했다.

    한편 이날 유세를 펼치는 각 정당 후보를 바라보는 지역 유권자들 중에는 후보에 박수를 치거나 손을 흔드는 등 호응하며 거침없이 속내를 밝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큰 관심을 두지 않고 가는 발길을 재촉했다. 일부는 가던 길을 멈추고 후보의 연설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창원 성산의 표심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들었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3월 29일, 4월 5일 실시한 지지도여론조사 결과 통합당 강기윤 43.9%→42.8%, 정의당 여영국 22.9%→24.5%, 민주당 이흥석 18.1%→24.9%, 민중당 석영철 4.5%→2.4%, 배당금당 조규필 2.2%→ 0.6%, 민생당 구명회 0.7%→1.8%, 지지후보 없음·잘 모름은 7.7%→3.0%로 다소 변화는 있었지만 강기윤 후보가 이흥석·여영국 후보에 오차범위(+-4.3%p)를 벗어나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 31.3%, 통합당 강기윤 후보 31.0%, 민주당 이흥석 후보 21.4%, 민중당 석영철 후보 1.8%, 배당금당 조규필 후보 0.6%, 민생당 구명회 후보 0.2%를 얻었다. 여영국·강기윤 후보간 격차가 0.3%p로 오차범위(+-4.4%p)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배성훈(40·가음정동)씨는 “어떤 후보를 찍을지 아직 결정 못했지만 당선 여부를 떠나 소수정당에 힘을 실어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당선된 후보 면면을 봐도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지킨 후보가 없는 것 같다. 거대 양당이 그간 뭘 했는지도 모르겠다. 후보자와 정당의 공약을 살펴보고 작은 정당이라도 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과 후보자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반림동 김모(63·여)씨는 후보들의 인물을 보면 크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 없지만 정당을 보고 투표하려 한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정부가 펼치는 복지정책이 도를 지나친 것 같다”면서 “복지도 좋지만 이로 인한 재정부담이 미래 우리 자녀나 손자세대에 큰 부담이 될 것 같아 걱정이고 그래서 보수야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상복지보다는 경제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제공하고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송시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이모씨는 “국민 위에 있는 국회의원 말고 서민의 말을 잘 들어주는 정당에 투표할 것”이라며 “거대 정당보다는 정의당이 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변해 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 주변에는 2번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면서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김희진·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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