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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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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라떼는 말이야’와 ‘꼰대’ 사이- 이동기(재료연구소 책임행정원)

  • 기사입력 : 2020-04-08 20: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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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들어 심심찮게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를 쉽게 접하곤 한다. 기성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하는 표현으로 잘 알려진 이 말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꼰대’를 비꼬고 풍자하는 말이라 하겠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일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소통의 부재이다. 사회는 수직적으로 줄을 세워놓은 조직으로 구성되고 그 조직 또한 개개인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생활에 있어 어찌 부딪히는 일이 없을까. 하지만 누구나 청년세대를 거쳐 기성세대로 올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꼰대가 되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능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로 유명한 개그맨 이승윤씨는 사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금방 그만두려고 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의외로 ‘위생 문제’였다. 자연인들의 흙 묻은 손과 손톱에 낀 때를 보고 있노라면 그 손으로 만든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생각은 바뀌어 갔다. 걱정과는 달리 배가 아프거나 탈이 난 적은 없었고 오히려 도시로 돌아와 먹었던 인스턴트식품으로 인해 배가 아팠던 적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세균 가득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온갖 화학조미료가 가득한 음식을 먹는 자신이 보다 더러운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소통의 부재로 오해를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기성세대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갇혀 청년세대를 무시하고, 청년세대는 기성세대를 한없이 꼰대로 인식해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기성세대도 한때 청년세대로 촉망받은 바 있고 청년세대 또한 열심히 트렌드를 읽고 그 속에서 재능을 발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떼는 말이야.’와 ‘꼰대’의 사이를 채워줄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기성세대를 존중하고 청년세대를 향해 마음을 여는 서로에 대한 ‘이해’다. 조금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의외로 해답은 가까운 곳에 존재할 수도 있다.

    이동기(재료연구소 책임행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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