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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백신- 조고운(문화체육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4-02 2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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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는 조선이다. 역병에 걸린 사람들은 좀비가 돼 산 사람을 물어 뜯는다. 순식간에 마을 전체가 좀비로 들끓는다. 그 와중에 욕심을 위해 역병을 악용하는 인간들 때문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용감한 세자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좀비들과 맞서지만 싸움은 끝이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줄거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지금과 오버랩 된다는 평가도 많다.

    ▼드라마 킹덤의 유일한 희망은 의녀 서비다. 서비는 역병을 치료할 방도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그녀는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도 치료제를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서비가 없는 킹덤은 출구 없는 지옥과 같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지금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한 기대 역시 백신 개발과 맞물린다. 전세계 제약사들이 지금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희망을 본다.

    ▼백신(종두법·Vaccination)은 암소를 뜻하는 라틴어 바카(Vacca)에서 유래했다. 197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소젖 짜는 여성들이 천연두에 강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젖소의 유두에 생기는 우두(소 고름)를 채취해 접종한 것이 백신의 시초다. 이로 인해 천형으로 여겼던 천연두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후에도 각종 유행병에 대한 백신은 끊임 없이 개발됐고, 전염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현저하게 줄었다.

    ▼백신은 결국 질병에 굴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로 만들어진다.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이겨내려는 노력들이 빚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과 공무원들, 그리고 따뜻한 시민들의 마음에 ‘백신’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이러한 의미일 것이다. 모두가 함께 겪는 위기에는 냉소나 좌절이 아닌 의지와 노력이 절실하다. 모두에게 그런 4월이 되길 간절히 바라 본다.

    조고운(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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