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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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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는 알고 있다- 박장렬(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

  • 기사입력 : 2020-03-31 20: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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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일을 시작하며, 남강을 따라 25분을 걸어 출근하고 있다.

    남강에는 꽃이 피고 봄바람이 살랑인다.

    코로나로 인하여 달라진 삶의 패턴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봄이다.

    사람들은 답답한 방구석을 피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남강의 산책로를 산보하고 레포츠를 즐긴다.

    자연은 봄이라는 약속을 지켜 온갖 색의 꽃들을 선사하며 대숲의 바람도 포근하게 느껴지게 한다.

    답답한 현실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요즈음 진주의 남강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하다.

    자연은 봄이지만 우리들의 계절은 삭풍이 부는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엄청난 불편함과 고통이 따르고 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연 생태계도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관에서 운영하는 모든 극장들은 모든 공연을 중지하고 문을 닫았다.

    민간 극단과 소극장들이 문제다.

    매달 지불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월세와 관리비.

    필자도 협동조합을 통해 자그마한 소극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보증금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

    공연계 대부분의 종사자들은 프리랜서들이거나 자영업자이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코로나는 밑천이 적은 소규모 자영업자들과 프리랜서들에게는 가혹한 계절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을.

    물리적 거리두기는 마음의 거리두기가 아님을 알고 있다.

    그 숱한 역경을 물리친 민족의 저력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코로나라는 동장군을 물리치고 봄을 함께 맞이할 것이다.

    그 역사를 그 지혜를 세계에 널리 전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박장렬(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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