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3월 2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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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메나리와 육자배기- 모형오(경남문화예술진흥원 기획홍보팀장)

  • 기사입력 : 2020-03-25 20: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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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로부터 영남은 춤, 호남은 소리라 했다. 영남은 오광대, 야류, 덧배기, 교방춤 등 춤 문화가 발달했고, 호남은 씻김굿 무가, 민요, 판소리, 산조 등 소리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이며 ‘덜’ 또는 ‘더’ 발달했다는 이야기이다. 영남의 소리 문화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소리, 특히 민중들의 노래인 민요를 놓고 보자면 ‘영남은 메나리, 호남은 육자배기’이다. 민요는 각 지역 사투리의 억양(intonation)에 기인해 음의 고저가 형성되고 각 지역별로 특색있게 전승됐다. 지역별 민요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음악학계에서는 ‘토리’ 또는 ‘조’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영남 소리는 ‘메나리조’ 호남 소리는 ‘육자배기조’로 부른다.

    메나리라는 말은 ‘민아리’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산유(山遊, 뫼나리)’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는데 서양식 음계로 설명하면 ‘미-솔-라-도-레’ 다섯 음을 사용하고 라에서 솔을 거쳐 미로 떨어지는 진행이 많으며 도와 레를 오고가는 떠는음이 나타난다.

    특히 경남의 메나리조는 비교적 높은 음인 ‘도’에서 시작해 힘차게 시작하는 특징이 있고, ‘라-솔-미’ 형태로 하강종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경남 민요에는 지역 사투리의 억양이 그대로 묻어난다. 육자배기조는 여섯 박 장단을 사용한 민요에서 주된 특징이 드러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서사무가 씻김굿, 민요, 판소리, 산조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호남 지역에서 파생한 판소리, 창극, 산조 등이 20세기를 풍미하며 호남 소리가 활발하게 전해졌다. 영남지역은 오광대, 야류 등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춤 문화가 널리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덜 주목받았던 메나리조의 맥과 멋을 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메나리조 민요에는 지역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사투리의 억양을 닮은 가락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지역 전통예술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영남은 춤, 호남은 소리’에서 나아가 ‘영남은 메나리, 호남은 육자배기’로 지역 소리 문화의 전통을 이어 나가야 한다.

    모형오(경남문화예술진흥원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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