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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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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34)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국보 제77호)

풍장의 겨울을 온몸으로 견뎌왔다

  • 기사입력 : 2020-02-17 2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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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보다 탑이 먼저 있었는지도 모른다

    덜 자란 두 그루 소나무를 굽어보는

    의젓한 탑신의 무게

    하늘이 낮게 드리웠다

    추사의 세한도보다 석탑은 더 오래

    풍장의 겨울을 온몸으로 견뎌왔다

    어느새

    눈발 그쳤지만 새들은 가고 없다


    절묘하다. 사진작가의 렌즈는 추사의 세한도를 그대로 찍어낸다. 우리가 찾은 날,

    눈발은 그쳤으나 조금씩 바람에 쌓인 눈이 이따금씩 날리고 있었다. 진입로는 잘 닦여져 있고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다. ‘탑리리’라는 이름을 보면 어쩌면 마을보다 먼저 탑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언덕 위에 오롯이 선 탑은 연륜에 비해 보존 상태가 좋다. 석탑이지만 목조건축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 단층의 지붕돌 귀퉁이가 살짝 들린 것이 그런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

    사진= 손묵광, 시조=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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