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15) 적가이지(適可而止)

- 적절하게 되었으면 그쳐야 한다

  • 기사입력 : 2020-02-11 07:56:48
  •   

  • 지금 중국의 민심이 극도로 흉흉하다. 중국의 인권변호사이자 저항운동가인 허지영(許志永)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권퇴서(勸退書 : 사퇴를 권유하는 서신)’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왜 그럴까? 국가를 경영할 사상(思想)과 능력이 없어, 역대 지도자 가운데서 제일 못하다는 것이다.

    무한(武漢)에서 시작된 폐렴(肺炎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은 자연적인 재난이 아니고 사람의 실수로 인해서 야기된 인재(人災)라 하여 분노하고 있다. 그 최종 책임이 시진핑에게 있다고 중국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시진핑이 집권한 뒤에 ‘망의죄(妄議罪 : 아무렇게나 논의한 죄)’라는 처벌법을 만들었다. ‘공산당 중앙의 방침을 멋대로 비판하는 죄’다.

    이런 망의죄는 최고권력자 이외에는 입을 못 열게 만든다. 최고권력자에게 충정 어린 간언(諫言)을 하다가도 비위를 거스르면 망의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무한(武漢)의 이문량(李文亮 )이란 젊은 의사가 “사스 비슷한 전염병을 발견했다”라고 통신망에 올렸다. 2020년 1월 1일 무한공안국 산하 파출소에서 불러 조사하고, 1월 3일 훈계서 (訓戒書)에 서명하게 했다. 훈계서의 요지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혼란시키고 사회질서를 파괴했다. 앞으로 계속 그런 짓을 하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라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폐렴은 급속도로 퍼져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문량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2월 7일 세상을 떠났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의 사망자가 803명을 넘어 2003년 사스 때 사망자 774명을 초과하였다.

    더구나 시진핑은 아직 무한에 직접 가서 환자들을 위문하지 않고, 국무총리 리커창(李克强)을 대신 가게 했다. 그러고도 2월 5일 시진핑이 캄보디아 국가원수를 만났을 때, “중국이 대처를 잘해서 전염병이 다른 나라로 퍼지는 것을 잘 막고 있다”고 자랑했다.

    14억 인구 가운데서 최고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중국 국가주석은 자동적으로 공산당 주석, 국가 군사위 주석, 당 군사위 주석 등을 겸직하고, 임기 5년을 한 차례 연기하여 10년 동안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중국 헌법을 고쳐 얼마든지 오래 할 수 있게 만들었다.

    1997년 영국이 홍콩을 반환할 때, 공산당의 인권탄압이 있을까 우려했을 때, 등소평(鄧小平)이 일국양제(一國兩制 : 한 나라 안에서 두 가지 체제)로 해서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시진핑이 언론을 탄압하고 중국식으로 통치하려고 하자, 격렬한 시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잘 조화하여 지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데, 힘을 과시하고 싶은 시진핑이 무역전쟁을 일으켜 중국에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교만한 지도자에게 하늘이 내린 경고라 할 수 있다. 적절한 선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비단 시진핑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도 마찬가지다.

    * 適 : 알맞을 적. * 可 : 옳을 가.

    * 而 : 말 이을 이. * 止 : 그칠 지.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