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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악수 대신 목례- 이현근(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02-03 2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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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만 살 수 없는 인간사회에서 사람들 간의 만남은 일상이다. 잘 알고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매일 만남의 연속이고, 그때마다 서로에 대한 반가움이나 예의를 갖추기 위해 인사를 한다. 수십만 년 전부터 행해온 인사는 친근감의 표현으로 인사를 하지 않을 경우 자칫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이런 인사 방식은 물론 생활 패턴까지 변하게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사법은 다양하다. 포옹을 하거나 손을 맞잡고 흔들기도 하고, 태국에서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얼굴 앞에 댄 후 합장을 하기도 한다. 티베트에서는 자신의 귀를 잡아당기며 혓바닥을 길게 내밀어 친근감을 드러낸다. 하와이에서는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곧게 펴고 흔들며 ‘알로하’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샬롬샬롬’하며 상대방의 어깨를 주물러 준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코와 코를 맞대며 인사를 한다. 미얀마는 상대에게 위협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인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손을 맞잡는 악수보다는 목례나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팔을 부딪치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일상에서 최대 48시간 생존하는데, 감염자의 침방울이 튀어 닿거나 손에 묻어 전염되기 때문에 악수는 서로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며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음식이나 물건 구매도 온라인이나 배달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마스크 착용도 필수다. 나의 피해도 두렵지만 남에게 피해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는 수많은 병원균과의 생존싸움이었다. 창궐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생존을 위협했고, 그때마다 인류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늘어난 온실가스 배출은 폭염, 한파, 폭우 등 날씨 환경을 변화시켜 바이러스를 더 강력하게 진화시키며 오히려 인류의 목을 죄고 있다. 앞으로도 인류는 어떻게든 살아남는 길을 찾아내겠지만 혹 악수라는 인사법은 생존의 걸림돌이 되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이현근(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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