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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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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58) 제25화 부흥시대 68

“그렇게 좋아?

  • 기사입력 : 2020-01-28 08:00:46
  •   

  • 중국 영토인 홍콩이 영국에 100년 동안 조차하여 서구화되어 있었다.

    “홍콩이 좋아? 내가 좋아?”

    이재영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홍콩도 좋고 공원도 좋아요.”

    “그럼 나는?”

    “회장님은 최고의 애인이에요.”

    김연자의 목소리가 간드러졌다. 이재영은 크게 소리를 내어 웃었다. 그녀의 말이 귓속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이재영은 마치 연애를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입구로 들어가자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었다.

    숲은 아열대성 나무들이 많았다. 잎잎이 녹색이라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입구에서 한참을 들어가자 작은 연못이 있고 분수가 뿜어지고 있었다.

    “여기는 낙원 같아요.”

    김연자가 입을 벌리고 탄성을 내뱉었다.

    “나무도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네.”

    이재영도 감탄했다. 숲은 사시사철 푸르고 기화이초가 만발하여 많은 관광객이 몰려 들어오고 있었다. 홍콩의 마지막 날 공원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공원이 너무 예쁘다.”

    김연자는 이재영의 팔에 매달려 즐거워했다.

    “그렇게 좋아?”

    공원을 구경하면서 이재영은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전쟁의 시름이 말끔하게 걷히는 것 같았다. 김연자가 그의 팔짱을 끼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네. 전쟁이 없어서 마치 낙원에 온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리고 뭐?”

    “회장님하고 둘이 와서 더 좋아요.”

    김연자가 이재영의 귓전에 낮게 소곤거렸다.

    “뭐라고 속삭이는 거야?”

    이재영은 일부러 못 들은 체했다.

    “못 들었어요?”

    “작은 소리라 안 들리는데…….”

    “내 꺼랑 같이 와서 좋다고요.”

    김연자가 눈을 흘기면서 이재영의 어깨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핫핫!”

    이재영이 웃음이 나왔다. 김연자가 더욱 대담해지고 있었다.

    “회장님, 싫어요?”

    “아니야. 좋아.”

    이재영이 김연자의 허리를 안았다. 김연자가 애교를 부리는데 싫을 까닭이 없었다.

    공원 안에는 박물관도 있었다. 그러나 박물관은 수리중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공원은 대부분 정원 같은 숲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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