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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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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내예술단체장에게 듣는다] ② 천원식 경남미술협회장

“지역 미술인에 서울전시 기회 마련”

  • 기사입력 : 2020-01-13 20: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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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원식(52) 경남도미술협회장은 “새해에는 지역 미술인들에게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전시 기회를 제공하게 돼 창작활동에 신선한 활력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경남미협에서 추진해왔던 주요 사업들이 도 단위 산하 기관의 수장 교체에 따라 지역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원칙적 재단으로 중단위기를 맞았다.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당면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천원식 경남미협회장./경남신문 DB/
    천원식 경남미협회장./경남신문 DB/

    - 미술협회 수장으로서 새해 각오.

    △새해에는 야심차게 2019년에 준비했던 사업들이 꽃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도내 예술인 절반을 차지하는 경남도미술협회(이하 경남 미협)는 18개 지부 25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가장 큰 예술 단체로서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청년작가에서부터 원로 작가, 여류작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회원들과 다양한 장르로 넓게 분포되어 있는 회원들이 소외당하는 일 없이 평등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보여주기식 행사 등 관행으로 일관된 안일주의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계획성 있는 모습으로 의미있고 새로운 모습으로 전진해 나갈 예정이다.

    - 구체적인 계획과 예를 든다면.

    △예전엔 상상도 힘들었던 예술인들의 복지를 위해 마산과 진주에 예술인복지센터가 설립된 것은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꼼꼼하게 살펴보면 실제 혜택받을 수 있는 항목이 그다지 많거나 다양하지 않다. 예술의 길은 본인이 선택한 길로 억지로 하는 일도 아니고 경제적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사업이 아니다.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환경과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어쩌면 예술가들에게 더 필요한 복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경남 미협에서 지역 미술인들에게 올해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저렴한 대관료로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 도내 작가라면 그동안 경제적 부담으로 서울에서 발표하기 힘들었던 부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동시에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경남 18개 지부 중진작가들의 창작활동 증진을 위해 특별전으로 경남을 대표하는 100인을 선정, 대작전을 기획하고 사기 충족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 현재 경남 미협의 당면과제는.

    △경남 미협은 근래 들어 많은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미뤄져 왔던 과제들이 하나둘 문제시되고 있는 사업 중에서도 다른 타 도시와 비교해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보조금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던 ‘경남국제 아트페어’의 경우 10회를 마지막으로 올해는 당초예산조차 책정되지 못한 상태다. 도 단위 산하 기관의 수장이 바뀌면 환경적 요인이나 지역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원칙만으로 재단하는 병폐 속에서 민간단체들은 사람이 옷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옷에 사람을 맞추어야 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게 미술계의 현실이다.

    - 관계기관과 회원들에게 바라는 점.

    △문화 콘텐츠 시대에 걸맞게 “문화는 굴뚝 없는 기업과도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경제가 힘들거나 침체가 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 또한 문화 예술 관련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건설업이나 토목처럼 투자의 결과가 지표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장기간 멀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예술계 전면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안토니 가우디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파리의 ‘에펠탑’ 등 수없이 많은 유럽의 대표적 건축물이나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며 몰려드는 이유를 잘 헤아려 봐야 하는 대목이다.

    예술은 관공서나 기관의 잣대로 재단해서도 안 되겠지만 간섭에 의해서 창작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며 창작하는 작가들이 대접받는 올바른 사회의 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상호간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기관장들의 성과를 위해서 예술인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소한 작가 스스로가 예술가이기를 자청한다면 프로의식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며 썩은 고기만을 쫓아 다니는 하이에나가 되지 않길 바란다.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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